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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밀도 낮아져 척추골절 왔다면 …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허리와 등이 아파 병원을 찾은 양모(70·여·서울 천호동)씨. 나이가 들면 흔히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이나 퇴행성 디스크로 의심했지만 의외의 진단을 받았다. 이른바 골다공증 척추압박골절이다. 척추뼈에 금이 간 것도 모르고 몇 년간 통증을 견디며 살았던 것이다. 정씨는 곧 골시멘트를 주입해 금이 간 뼈를 굳히는 척추성형술을 받았다. 몇 년간 괴롭히던 통증에서 벗어난 그는 이렇게 간단한 시술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왜 진작 병원을 찾지 않았을까 하며 자신을 탓했다.

척추압박골절은 골다공증으로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푸석푸석해진 척추뼈에 미세하게 금이 가는 것을 말한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가볍게 엉덩방아를 찧거나 재채기 같은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뼈가 주저앉고, 깡통처럼 찌그러진다.

문제는 가벼운 외상일 때는 설마 하며 방치할 수 있다는 것. 노인척추센터를 운영하는 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이 2012년 한 해 동안 척추압박골절로 척추성형술 치료를 받은 179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98.3%가 60대 이상이었으며, 전체 환자의 59.2%가 평소 이유 없는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다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9.5%는 허리 통증보다는 등·엉덩이·가슴 등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심했다고 답했다. 특히 척추압박골절 환자의 86%는 여성이었다. 이는 폐경이 되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줄어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기능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이 잘 발생하는 부위는 중간 흉추 또는 흉추와 요추의 접합 부위다. 이때 골절 부위를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주저앉은 부위에서 미세골절이 계속 일어나 통증이 점점 커진다. 게다가 찌그러진 척추뼈로 인해 꼬부랑 할머니처럼 척추가 굽거나 몸이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 같은 변형이 올 수 있다. 등이 굽으면 심장·폐는 물론 소화 기능이 떨어진다. 척추압박골절로 인해 생긴 뼛조각이 신경 통로를 막아 한쪽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장 큰 문제는 노인들의 활동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움직이길 싫어해 근력이 약해지고, 자리보전을 하다 보면 혈관이 막혀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통증은 자세를 바꿀 때 나타나고,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럽다. 기침이나 재채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심각한 질환이지만 치료는 의외로 간단하다. 척추압박골절의 치료는 척추성형술(골시멘트 보강술)로 완치할 수 있다. 척추성형술은 주사기처럼 생긴 특수장비로 골절 부위에 액체 상태인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골시멘트가 금이 간 부위를 단단하게 굳혀 뼈를 원상태로 회복시킨다.

신규철 원장은 “과거에는 6~8주간 침대에 누워 절대 안정을 취하는 방법이 최선이었지만 척추성형술이 소개된 이후부터는 치료가 간단해지고, 효과가 금세 나타나 환자들이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국소마취로 15~20분 만에 시술하고, 입원기간도 길어야 1~2일 정도다. 시술 후에는 만성통증이 사라지며 허리가 굽는 것도 예방한다.

시술 과정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골시멘트가 뼈 밖으로 새 나올 경우 신경 손상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술 경험이 풍부한 병원이나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신경협착증이 동반된 척추압박골절에는 신경을 풀어주는 미세감압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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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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