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건강] '발기부전' 과민 말고 자신감 갖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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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산한 초겨울 중년 남성의 가슴을 썰렁하게 하는 말이 '고개숙인 남자'다.

어느날 불현듯 찾아온 발기 부전. 잠자리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난 남성들은 뒤통수를 맞은 듯 '아니 내가 벌써…'라며 허탈감에 빠진다. 한번 실패하면 자신감이 위축돼 과거 위풍당당한 모습은 어디로 가고 아내가 샤워하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심지어 아내가 날 무시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며 잠을 설치기까지 한단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 근력이 떨어지는 만큼 성적인 능력도 감퇴한다. 강직도.지속력.회복력이 젊은 시절에 비해 20~30% 약해진다. 하지만 성력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차이가 심하다.

미국의 통계지만 70대에서 성 생활을 하는 사람이 30~40%에 이르고, 80대에도 10~20%의 노인이 자위 행위를 한다고 하지 않던가. 따라서 젊은 사람의 발기 부전은 자신감, 즉 정신적인 면이 강하다.

의학적으로 발기 부전은 부부생활 네번 중에 한차례 이상 경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인들이 남편의 일과성 발기 부전에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금물이다.

핀잔은 물론 보약을 강요한다거나 대단한 병이 있는 것처럼 과민하게 행동하면 남편은 오히려 더 큰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심리적인 위축이 아니고, 다른 원인에 의한 발기 장애일 가능성이 엿보이면 진료를 받도록 권해보자.

이윤수 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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