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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전력분석] G조- 크로아티아

중앙일보

입력

크로아티아는 사상 첫 본선 무대인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단숨에 3위에 오르며 세계 축구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발칸반도의 신흥강호. 91년 유고연방으로부터 분리돼 98년까지 내전에 시달린 신생 독립국으로 인구 400여만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동유럽의 강호였던 유고 축구가 사실상 크로아티아출신들을 근간으로 했음을 감안하면 '4강 신화'도 결코 이변은 아니다.

이러한 전통이 신생국다운 패기와 결합되면서 크로아티아는 이번 월드컵에서도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신흥 강호의 면모를 과시할 전망이다.

반면 월드컵 4강의 후유증 탓인지 지난해 유럽선수권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는좌절을 맛봤고 월드컵 예선 때에도 첫 2경기를 연속 비기는 등 국내 축구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축구협회는 결국 '거목' 미로슬라브 블라제비치(56) 감독을 미르코 요지치(51)감독으로 교체한 뒤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하는 등 과감히 메스를 대 대표팀의 체질을 바꿨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막판 벨기에를 극적으로 제치고 5승1무로 2회 연속 본선 티켓을 따낸 것. 대표팀 진용은 여전히 98년 월드컵 멤버가 주축으로 안정감은 있지만 약간의 노쇠화가 아쉽다.

프랑스월드컵 득점왕 다보르 수케르(웨스트햄)와 스위퍼 이고르 스티마치(하이두크)가 공수의 양끝을 잡고 있고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포츠머스), 마리오 스타니치(첼시), 즈보니미르 솔도(슈투트가르트), 로베르트 야르니(라스팔마스) 등 미드필더의 '노장 4인방'도 건재하다.

주전의 절반 가까이가 96년 유럽선수권부터 손발을 맞춰와 이제는 서로 눈만 봐도 통할 정도로까지 조직력이 완숙해졌다.

여기에 부상으로 지난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던 노장 알렌 복시치(미들즈브러)와23세의 신예 보스코 발라반(아스톤 빌라)이 공격에 가세해 전력이 배가됐다.

복시치는 본선 직행 티켓이 걸린 벨기에와의 예선 마지막 승부에서 후반 결승골을 터트려 `묵은 장맛'을 뽐냈고 발라반은 월드컵 예선 라트비아전에서 해트트릭을기록하며 수케르를 능가할 수 있는 간판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유럽 예선 초반 지휘봉을 넘겨받아 난국을 타개한 요지치 감독은 기본기를 중시하는 원칙주의자로 선수 기용에 있어 상당한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로아티아 기본 전술과 포메이션 크로아티아는 '3-5-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하고 가끔씩 '3-4-1-2'나 '4-3-1-2'등 변형된 형태도 즐겨 쓴다.

동구권 국가답게 체력과 제공권이 탁월한데다 선수층마저 두터워 강한 체력을바탕으로 쉴 새없이 미드필더를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한다.

공격 최전방에서는 신예 발라반을 노장인 복시치나 `98 프랑스월드컵 득점왕 수케르가 지원해 '투톱'을 이루고 수비에서는 스티마치의 노쇠화에 따라 이고르 투도르-로베르토 코바치-다리오 시미치가 '스리백'을 이룬다.

이들을 연결해줄 허리에는 프로시네츠키를 최전방 구심점으로 해 야르니, 스타니치, 솔도, 니코 코바치 등 '백전노장'들이 버티고 있다.

수케르와 스티마치는 나이가 들면서 예전의 기량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위기 때 투입돼 공격과 수비의 최일선에서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선수를 주목하라 이제 크로아티아의 스트라이커는 프랑스월드컵의 영웅 수케르가 아니라 23살의신예 보스코 발라반(아스톤 빌라)이라는 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대표팀에 발탁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지난 3월24일 월드컵 유럽 6조예선 라트비아와의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A매치 10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무려 6골을 뽑아내는 가공할 득점력을 자랑한다.

180㎝, 74㎏의 탄탄하고도 날렵한 몸매의 발라반은 총알같은 스피드에다 움직임마저 분주해 골문을 향해 순간적으로 쇄도하는 능력이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8월 슬로바키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데뷔했고 국내 프로리그에서 뛰다가 지난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로 둥지를 옮겼다.

▲월드컵 지역예선 성적 98년 월드컵 3위 이후 깊은 침체에 빠졌던 크로아티아는 지난해 9월초 유럽 6조예선 첫 경기인 벨기에전과 10월초의 스코틀랜드전에서 두번 연속 비겨 예선 탈락의불길한 예감마저 감돌았다.

그러나 영웅으로 떠받들던 블라제비치를 요지치 감독으로 과감히 갈아치우는 '극약 처방'과 함께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 분위기를 일신하면서 상승세를 타기시작했다.

감독 교체 이후 첫 시험 무대인 라트비아전과 산마리노전에서 잇따라 4-0 대승을 거뒀고 라트비아와 산마리노를 차례로 한번 더 격파한 뒤 스코틀랜드와는 득점없이 비겨 4승1무로 조1위를 달리던 벨기에를 바짝 추격한 것. 결국 크로아티아는 운명을 건 벨기에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뒤늦게 합류한노장 복시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5승3무로 벨기에(5승2무1패)를 극적으로 따돌리고 본선에 직행했다.

복시치는 이 골로 본격적인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요지치 감독은 용병술에 있어 그 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크로아티아는 어떤 나라 인구= 428만명 면적= 5만6,538㎢ 공용어= 세르보-크로아티아어 1인당 국내총생산= 5,800달러 FIFA랭킹= 19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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