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폐지론 솔솔…정작 재학생은 "폐교 원치 않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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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의대 부실교육의 피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학교 폐지를 요구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재학생들은 폐교를 원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민주통합당 이목희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서남의대 학생 교육권 보호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서남의대 강성민 학생회장은 폐교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참석한 패널들은 서남의대의 2013년도 1학기 수업 진행을 사실상 반대하고 나섰다. 서남의대가 정상화 방안 보고서를 제시했지만, 단기간에 열악한 교육여건이 개선 될 여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임기영 의학교육인증단은 “의대 교육의 정상화는 6개월, 1년이 아니라 몇 년이 걸려도 될까 말까한 일이다. 이 상태로 신입생을 더 이상 받아서는 안 되고, 재학생은 다른 학교로 보내 졸업시켜야 한다”며 “재학생들은 흩어져 가는 것보다, 뭉쳐서 함께 전학시켜 줄 것을 바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를 개최한 박인숙 의원과 나목희 의원도 더 이상의 피해의 막으려면 폐교가 답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남의대 학생교육권 보호를 위한 정책간담회' 사진=김수정 기자

하지만 강성민 학생회장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전학을 요구한다는 임기영 단장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일부 강경한 학생과 부모들의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강 학생회장은 “폐교 시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 데 1, 2년이 걸릴지, 어떻게 이동할지, 이동되면 어떻게 될지 등 전혀 정해진 게 없는 상태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선동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폐교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못 박았다.

또한 강 학생회장은 의료계에 대한 서운함을 표현했다. 그는 “의료계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교육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우리 학생들에게 중요한 건 다음 학기 수업과 교육권이다. 그래서 협력병원인 예수병원에서 실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는 이런 전력이 없었다고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실습을 위해 방향을 제시하고 도와주는 게 학생을 위해 옳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패널로 참석한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남기훈 의장도 강 학생회장과 비슷한 입장을 표했다.

남 의장은 “패널들이 전부 서남의대 정상화 방안은 ‘폐교’라고 결론 내린 상태에서, 다른 방안에 대한 고민없이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모든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폐교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동기들끼리 동고동락하며 서로 부딪히고 함께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무엇이 학생을 위한 최선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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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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