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윈디 첫 내한 독주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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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콩쿠르가 1985년 이후 15년 만에 배출한 우승자, 중국인으로는 최초로 쇼팽 콩쿠르를 석권한 국민 영웅, 중국.대만.홍콩.일본에서 광고 모델로도 활동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꽃미남….

2000년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중국 태생의 피아니스트 리윈디(李雲迪.21.사진)가 오는 3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독주회를 한다. 프로그램은 쇼팽의'스케르초 제1~4번'과 리스트의'소나타 b단조'등. 모두 불꽃 튀기는 화려한 기교와 타건력(打鍵力)을 필요로 하는 레퍼토리다.

이번 내한 공연에 맞춰 2집 앨범도 출시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도 오른 리스트의'소나타 b단조'를 비롯,'라 캄파넬라''사랑의 슬픔''사랑의 기쁨''타란텔라''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등이 수록된 리스트 앨범이다.

쇼팽 콩쿠르 우승 직후 세계 굴지의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은 그는 제1집 앨범에 녹턴.연습곡.소나타 등 쇼팽을 담았었다.

최근 리스트 등 낭만주의 음악으로 레퍼토리를 넓혀가고 있지만 역시 리윈디의 주무기는 쇼팽이다. 까다로운 기교로 점철된 쇼팽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음악성이 돋보인다.

예선부터 결선까지 줄곧 쇼팽만으로 우열을 가리는 쇼팽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한 것만 봐도 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충칭(重慶)에서 평범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난 리윈디. 그의 아버지는 변변치 않은 살림살이로 아들 뒷바라지 하느라 적잖이 마음 고생을 했다. 퇴직금 4천위안(약 55만원)을 몽땅 털어 난생 처음으로 아들에게 업라이트 피아노를 장만해 주었다.

명문가 출신이 아니면 음악가로 출세하기 힘든 중국에서 리윈디는 그야말로'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손꼽힌다. 취미는 탁구와 독서.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 유학 중이다.

이번 공연은 공연기획사 크레디아와 마스터미디어가 공동으로 마련한 '쇼팽 콩쿠르 우승자 시리즈'의 첫 무대다.

75년 우승자 크리스티안 지머만(6월 4일), 80년 우승자 당타이손, 85년 우승자 스타니슬라브 부닌(11월 4일)의 서울 무대가 이어진다. 02-751-9606.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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