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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취중 욕설 트윗으로 곤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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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호 02면

3년 전 미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내일은 더 나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ow)는 문구가 담긴 액자가 거꾸로 걸려 있었다.

이 회사는 ‘실수를 통한 발전’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액자를 걸어놨다지만 트위터 사용자가 트윗을 날릴 때 자칫 실수를 했다가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유명인사는 특히 더 그렇다. 16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취중 트윗’으로 곤욕을 치렀다.

박 전 대표는 15일 트위터(사진)에 “광주 개××들아 술 주면 마시고 실수하고 그러면 죽고, 그러면서도’라는 글을 남겼다. ‘광주에서 허벌나게 치욕적 비난받고 목포로 갑니다…’란 글 이후에 올린 것이다. 트윗이 알려진 후 ‘뭐라는 거야 저 미친 ××’ ‘×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 하는 정치인은 이젠 퇴출해야혀’ 같은 비난 글이 줄을 이었다. 박 의원은 문제가 된 트윗을 부랴부랴 삭제했다. 이어 ‘어젯밤 광주에서 절친들과 술을 마신 후 목포에 도착, 적절치 못한 용어를 사용해 트윗한 걸 사과드립니다. 사석에서 사용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적절치 못했습니다. 용서 바랍니다’는 글을 올려야 했다. 박 의원 측은 “광주 ×××는 광주 시민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다. 취한 상태에서 술자리 분위기를 전한 것으로 절대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거듭 해명했다.

‘트위터 설화(舌禍)’는 그뿐 아니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지난해 8월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를 트위터에서 ‘그×’이라고 지칭했다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본의 아닌 표현으로 심려를 끼친 분들께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해야 했다. 작가 공지영은 4·11 총선과 관련해 잘못된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했다가 역시 사과했다. 배우 유아인은 지난해 안철수 대선 후보 사퇴 후 트위터에 ‘아름다운 단일화 같은 소리하네. 신물나게 싸워 봐라. 근본을 상실한 권력…’이란 글을 남긴 후 네티즌의 공세에 시달렸다. 이런 위험 때문인지 트위터를 아예 끊거나 글 올리는 걸 꺼리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트위터는 뛰어난 소통 수단이기에 위험하다고 무조건 피할 게 아니라 적절히 활용하고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잘못이 있을 땐 빨리 사과하고, 잘못이 없으면 적극 해명하는 게 기본이다. 특히 정치인은 지역감정에 호소하거나 욕설, 분노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피해야 한다. 기업인은 회사 매출·이미지와 직결되므로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장우영 교수는 “트위터상의 허물없는 글은 수평적 소통을 강화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다만 사회적 영향력이 큰 유명인사들은 단어의 선택이나 리트윗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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