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서강대 출신 없고 종교는 다양 … '고소영' 학습 효과인 듯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10호 08면

이명박 정부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로 출범 직후부터 논란에 휘말렸다. 박근혜 정부는 어떨까.

박근혜의 사람들 학맥·종교는

현재까지 발표된 장관급 이상 후보자 9명 중 고려대와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은 한 명도 없다. 대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생 박지만씨가 졸업한 육사 출신은 3명(김장수·박흥렬·김병관)이나 된다. 서울대는 3명(윤병세·서남수·유진룡), 성균관대는 2명(정홍원·황교안), 연세대는 1명(유정복)이다.

그동안 박 당선인 주변에선 “차기 정부에선 ‘안암골’(고려대) 대신 ‘신촌파’(서강대와 연세대 소재지)가 뜰 것”이란 말이 많았다. ‘원조 친박’ 중에 서강대 출신(서병수·김호연)과 서강학파(김종인·김광두), 연세대 출신(최경환·현기환·이성헌·김태환 등)이 많아서다.

그러나 당선인이 모교 출신과 측근들을 챙긴다는 말을 피하려는 ‘고·소·영 학습효과’ 때문인지 오히려 ‘신촌파’가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대신 부담이 작은 성균관대가 오히려 뜨고 있다는 평이다.

현재까지 인사에선 종교적 다양성은 확보한 모양새다. 후보자들 가운데는 기독교·불교·천주교 신자가 고루 포진해 있다. 정홍원 총리 후보자는 경기도 분당 할렐루야교회 안수집사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신학대를 다닌 교회 전도사다. 반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군불교총신도회 회장 출신이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가톨릭 신자라고 한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근무하던 위덕대는 불교 진각종에서 설립한 대학이고,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으로 근무해왔다.

하지만 지역 편향 조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이 탕평 인사를 강조해 왔지만 후보자 9명 중 호남 출신은 1명(김장수)뿐이다. 반면 경남 2명(정홍원·김병관), 부산 1명(박흥렬) 등 영남 출신은 3명에 이른다. 서울도 3명(서남수·윤병세·황교안), 인천이 2명(유정복·유진룡)이라 ‘수도권 편중’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인수위 주변에선 남은 11개 부처 장관 인선을 지켜봐야 한다고 항변한다. “박 당선인 출신 지역인 대구·경북 출신도 없지 않느냐”는 말도 한다. 하지만 결국 논란은 박 당선인이 향후 조각에서 확연한 ‘대탕평 인선’을 보여줘야 사그라들 전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