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범인을 잡는 데 일등 공신, 바로 CCTV입니다. 그런데 이 CCTV를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아파트를 털어온 용의자가 결국 CCTV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JTBC 제휴사인 중부일보 안윤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남성이 피곤한 듯 얼굴을 만지며 계단을 올라갑니다.
한시간쯤 지나 이 남성은 엘리베이터에 탑니다.
손으로 다시 얼굴을 가리고 잽싸게 돌아서는 바람에 CCTV도 얼굴을 못 잡아냅니다.
고층 아파트 전문 절도범입니다.
아예 금고째 들고나와 가뿐하게 끌고 갑니다.
또 다른 아파트. 이번에도 이 남성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들어와 엘리베이터 문에 바짝 붙어 섭니다.
CCTV가 얼굴 윤곽을 찍을 수 없습니다.
다른 범죄자처럼 마스크나 모자를 쓴 것도 아닌데, CCTV를 완벽하게 따돌렸습니다.
주민과 경비원까지 오갔지만, 말쑥한 양복차림의 이 사람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 여기 정상적인 주민인줄 알고 주시하지 않아서 (도둑이) 그냥 간 것이지.]
절도로 15년 수감생활을 했던 마흔일곱살 박 모 씨는 이런 식으로 지난 4년간 분당 일대 아파트를 다니며 1억 7천만원을 털었습니다.
계단에 숨어서 지켜보다가 주인이 외출하면 드라이버로 간단하게 잠금장치를 뜯었습니다.
[여승구 경장/분당경찰서 강력2팀 : 마스크를 쓴다든지 모자를 눌러쓰고 범행을 하는데, 이번 피의자 같은 경우는 정장을 입고 교묘하게 코를 만지면서 CCTV 앞을 지나갔기 때문에….]
얼굴을 만지고 벽에 몸을 바짝 붙이고, 양복만 고집하며 수사망을 피해왔던 김씨.
하지만 차가 한 번 CCTV에 찍히는 바람에 꼬리가 밟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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