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단순화, 올 중3부터 적용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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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 대통령 당선인은 14일 “현재 대입전형 수가 무려 3000개가 넘어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입시 전문가나 교사들도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이런 것부터 고쳐나가는 게 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수시는 학생부나 논술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했다”며 대입 전형 간소화를 골자로 한 교육개혁 구상을 밝혔다. 다만 박 당선인은 대입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인 만큼 ▶몇 가지 유형으로 단순화할 것인지 ▶전형별로 전형 요소와 반영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 신중한 접근과 구체적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인수위는 ▶수시는 4개 ▶정시는 2개로 유형을 단순화 하는 방안을 협의해 왔으나 이날 토론회에선 구체적 계획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주요 대입전형 계획을 변경할 때에는 3년 전에 미리 예고를 의무화하는 공약을 제시한 상태다. 이 같은 ‘3년 예고제’를 적용하면 새 정부가 올 상반기에 대입전형 단순화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더라도 올해 중3이 되는 학생들이 수능 시험을 보는 2016년(2017학년도 대입 전형)부터나 시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의지도 부각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한 학기 동안 필기시험을 안 보고 진로 탐색을 위한 교육을 하는 걸 말한다. 박 당선인은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우리의 아주 야심찬 계획의 하나”라며 “새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생텍쥐페리의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 하기보다는 먼저 먼 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 꿈과 소질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면 ‘공부해라, 공부해라’ 이 소리 안 해도 자기가 알아서 인터넷도 뒤지고 도서관도 가고 해서 (공부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교육비 문제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과다한 사교육을 유발하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저해하는 건 선행학습이 주범 아니겠느냐”며 “선행학습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평가가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났는지 아닌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지난해 10월에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꿈나무안심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을 오후 9시까지 돌봐주면서 다양한 방과후 교육을 하고 있었다. 자녀를 맡긴 학부모의 97%가 계속 맡기고 싶다 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는데, 앞으로 온종일 돌봄학교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성공적으로 하고 있으니까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이소아·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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