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농협 ‘통 큰 경영’으로 큰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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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순천농협 산하 남도식품에서 이광하 조합장이 양념을 버무린 김치를 보여 주고 있다. 남도식품은 김치·반찬·젓갈류 등을 생산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순천농협은 15일 오전 9시30분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본점 대회의실에서 정기 대의원대회를 연다. 주요 내용은 2012년도 결산 보고. 이날 대회에 참석하는 대의원은 179명이다. 대의원은 조합원 100명당 1명꼴로 투표로 뽑힌 사람들이다. 전체 조합원은 1만8101명(남성 1만2315명, 여성 5784명, 법인 2개). 이웃 구례군 인구(2만7244명)의 3분의 2와 맞먹을 만큼 많다.

 순천농협은 농협중앙회 산하의 지역농협 967개, 지역축협 118개, 품목농협 45개, 품목축협 24개, 인삼농협 12개 등 전국 총 1166개 농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영농회 402개, 부녀회 355개, 작목반 99개를 거느리고 있다. 본점과 23개 지점, 5개 사업소(남도식품·미곡종합처리장·농산물산지유통센터·파머스마켓·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임직원이 무려 604명이다.

 지금의 순천농협은 1997년 순천·남순천·해룡·서면·황전·월등·주암·오성·송광·외서·낙안·상사·승평 농협이 각 농협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 하나로 합친 것이다. 순천 관내 농협 중 별량농협만 빠졌다.

 이광하(63) 순천농협 조합장은 “13개 농협이 대단위 합병을 한 결과, 전국 최대 지역농협이 되면서 규모의 경영이 가능해 각 분야에서 월등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순천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비료·농약·유류·사료·농기계 등의 구매와 농산물 판매를 비롯한 경제사업의 실적은 1854억원으로 전년 1649억원보다 12.4% 성장했다. 미곡류와 오이·매실·단감 등의 판매사업 실적은 7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16억원) 증가했다.

 본점이 있는 순천농협 종합타운 안 파머스마켓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2011년보다 13.3% 늘어난 4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국 대형마트 매출 성장률 평균이 1.4%인 것에 비하면 대단한 성과다. 순익은 전년 14억원보다 47.5% 늘어난 21억원을 냈다. 마켓의 하루 평균 매출은 1억2500만원, 매장 면적은 6190㎡, 직원 수는 85명. 조합원들이 당일이나 전날 수확한 신선한 농수축산물을 곧바로 소비자에게 싸게 파는 것은 물론 각종 생활용품까지 다양하게 취급해 인기를 끌고 있다. 농수축산물 비율이 56.5%를 차지한다.

 금융부문 또한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말 기준 예수금(잔액)은 한 해 전보다 43.7% 불어 1조2431억원에 이른다. 대출금(잔액) 또한 8526억원이나 되지만, 연체 비율이 1.1%로 전남 평균 2.6%나 전국 평균 3.4%와 비교해 매우 낮다. 신용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4%, 예대(예수금 대 대출금) 비율은 68.6%. 그 결과 지난해 대출 규모 8000억원 이상 전국 18개 농협 가운데 유일하게 클린-뱅크(Clean-bank)에 올랐다. 이광하 조합장은 “2007년부터 6년 연속 클린-뱅크를 달성해 안전한 금융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순천농협은 종합타운 안에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강좌 수 180개, 회원이 약 5000명이다. 또 메디팜병원의 장례식장을 운영 중이다. 

글=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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