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여인이 한국 고아 위해 "어머니가 되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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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25동란 때 전쟁 고아가 된 「도꾜」의 한국유학생에게 한 일본여성이 어머니가 돼주기로 약속했다. 『나머지여생, 전쟁고아를 위해 따뜻한 모정을 바치고 싶다』고 나선 일본의 새 어머니는 30여 년 동안 교직생활을 해온 「마쓰모도」(송본행자·55·복도시 남택우남관5) 여사.
「마쓰모도」여사는 지난 13일 현재 「도꾜」대학 대학원에서 종교사회학을 연구하고있는 이철(38)씨를 양아들로 맞는 결연식을 마을 사람들의 축복 속에 가졌다. 『오늘부터 우린 헤어질 수 없는 모자야』 둘이는 사랑스런 포옹을 했다.
함북이 고향인 이철씨는 동란 때 가족이 모두 행방불명, 누이동생과 단둘이 월남한 뒤 고학으로 대학을 마쳐 「도꾜」대학 대학원까지 유학하게됐다. 금년 초 「도꾜」에서 열린 모 종교단체주최 전국교직원 연수회 석상에서 이씨가 『나는 전쟁고아』란 감상문을 발표한 것이 우연히 이 자리에 참석했던 「마쓰모도」여사의 마음 한 구석을 뭉클하게 했던 것.
「마쓰모도」여사는 자그마치 33년간의 교직생활 중 전쟁고아를 가르칠 때마다 언제나 따뜻한 그들의 어머니가 되려고 애써왔다. 교장의 자리조차 박차며 「마쓰모도」여사는 지금까지 명교사로서 아이들을 가르쳐온 주인공. 두 모녀는 이제 「전쟁고아」문제에 대해 일생을 바치겠다고 새로운 다짐. 【동경=강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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