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열입시 아동권리 침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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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소년들은 지나친 공부 부담에 짓눌려 놀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초등학생이 과외 부담을 못 이겨 자살할 정도로 과열된 교육풍토가 이젠 국제무대에서 흉 잡히고 있는 것이다.

유엔은 다음달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권고사항을 한국 정부에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최근 한국의 아동권리협약 이행실태를 심의하면서 "한국의 입시 위주 교육과 조기교육이 너무 과열돼 청소년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동권리위원회가 아동의 빈곤 및 의료.교육 기회 박탈 등을 문제삼는 경우는 많아도 과열 교육을 지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유엔은 18세 미만을 아동으로 간주한다.

심의에 참석한 복지부 관계자는 "위원회는 입시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보니 청소년들이 놀 권리(exercise, leisure)를 침해받아 정신적.신체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은 ▶사교육비 부담이 너무 크고▶학교 운영에 학생들의 의사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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