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열린마당] 관관공사 금강산 사업 실패 뻔한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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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는 한국 사회에선 늘 '뜨거운 감자'다. 대부분 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제와 관련된 것이어서 다들 나름대로 의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인터넷 사이트 기자포럼(http://club.joins.com/home/forum.html)에서도 최근 논쟁이 벌어졌다. 심상복 기자가 운영하는 '경제뉴스 안다리 걸기'에서였다.

나흘 전 '뻔한 실패 이제야 깨닫는 관광공사'란 제목으로 공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관광공사는 지난 6월 정부로부터 9백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 대출 승인을 받아 지금까지 4백50억원을 썼다.

그런데 최근 금강산사업 자체가 좌초 상태에 빠짐으로써 수익은 커녕 원금 챙기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앞서도 비슷한 글을 올린 적이 있지만 민간기업이 사업을 하다 돈을 날리면 자신이 손해보는 것으로 끝나지만 공기업의 손실은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강조한 글이었다.

이 지적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대체로 동조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다른 생각을 피력하는 이들도 있었다.박종남씨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반대하지는 않으나 무책임하고 비효율적인 대북지원은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파심'이란 ID를 가진 이는 당시 조홍규 공사 사장이 한 TV에 나와 "금강산사업은 단언컨대 수익성이 있으며 머잖아 나의 판단이 옳았음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결국 성급했거나 무모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조원선씨는 햇볕정책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던 공사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금강산사업을 통해 북에 돈을 퍼준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다. 금강산사업은 전적으로 기업논리에 맡긴다. 그들이 돈이 남으면 계속할 것이고 밑지면 때려치울 것 아니냐"고 언급한 적이 있음을 상기시켰다.

'패왕'이란 필명의 한 네티즌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통일정책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현실적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면 대북 포용정책도 통일도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관희씨는 그러나 금강산사업과 같은 남북문제를 단순하게 이익창출 차원에서만 판단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승환씨도 비슷한 의견을 나타냈다. 대북사업,특히 금강산 관광사업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것의 상징적 효과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성태씨는 관광공사를 햇볕정책의 희생자로 본다고 밝혔다. 이종철씨도 "관광공사는 잘못인 줄 알면서도 햇볕정책의 성공을 바라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쪽이었다.'통몰라'란 ID를 가진 독자는 "관광공사 그 자신들도 이게 이익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겠느냐"고 동조했다.

이정현씨는 e-메일을 통해 "일본인 친구가 한국엔 관광할 곳이 별로 없다고 하던데 금강산사업을 살릴 길은 없느냐"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물어왔다.

심상복 기자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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