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이 한국증시 눈치 본다?…10월이후 '역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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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주도하자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의 상관관계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도 지난 10월 이후에는 한국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미 증시가 뒤쫓는 양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합주가지수가 35.73포인트 하락해 7백선이 무너지자 같은 날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만선과 2천선이 붕괴되며 급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날 28일 종합지수가 38.08포인트 하락하자 나스닥 지수는 2.47% 떨어져 1,900선 밑으로 주저앉았고 다우존스지수도 1.62% 하락했다. 급등장세 속에서 종합지수가 10.1포인트 조정받았던 지난달 20일에는 나스닥지수도 2.78%가 떨어져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서울 증시가 급등하면 미 증시도 어김없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5일 종합지수가 38.41포인트 치솟자 나스닥지수는 같은 날 4.26% 올라 2,000선을 회복했고 다우존스지수는 2.22% 상승해 1만선 위로 올라섰다.

종합지수가 17.85포인트 상승하며 600선을 회복했던 지난달 14일에는 나스닥지수도 테러 이후 처음으로 1,900선대에 안착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포철 등이 세계 정보기술(IT)업계와 철강업계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이라며 "삼성전자와 포철의 주가가 오르면 미국의 주요 경쟁기업들의 주가가 따라 움직이면서 한국 증시가 미 증시의 체온계처럼 비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 증시가 서울 증시를 뒤따라 움직이는 패턴을 보이자 지난달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S&P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대해 음모론까지 등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뉴욕과 서울의 증권가에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던 S&P가 사흘만에 전격적으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미 증시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나돌았다는 것.

이철호 기자 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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