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미국에선 이런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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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주식 불공정 거래는 어떨까요? 미국의 경우를 중심으로 알아보죠. 미국은 주식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발전돼 있는 만큼 불공정거래의 역사도 깊습니다. 혹시 인기배우 마이클 더글라스와 찰리 쉰이 주연한 '월스트리트'란 영화를 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미국 증권 역사상 희대의 사기극으로 불리는 '마이클 밀켄 사건'을 다룬 실화랍니다.

마이클 밀켄은 1980년대 정크본드(부도위험이 높은 증권)를 부정한 방법으로 거래하다가 사기 혐의로 1990년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지요.

지난 해에는 뉴욕의 다섯 개 마피아 조직이 낀 사상최대의 주가조작 사건이 적발되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마피아 조직원과 전직 경찰, 증권사 직원, 투자상담사 등 무려 1백20여명이 개입됐어요.

이들은 투자자들을 협박해 자금을 가로채는 한편, 35개 기업의 주식을 대상으로 매수추천(기업분석 전문가가 비전문가인 투자자들에게 특정주식을 사라고 권유하는 거에요.

주식이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당연히 값이 올라가지요)을 강요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렸답니다. 이 사람들은 사기.돈세탁.살인미수 등으로 5년에서 80년까지 징역형을 선고받았어요.

또 여러분 또래가 벌인 주가조작 사건도 있었어요. 지난해 9월 15세 소년이 인터넷 게시판과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거짓 소문을 퍼뜨려 2억5천만원의 부당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어요.

이렇듯 선진국에서도 순진한 투자자를 울리는 불공정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난답니다.

때문에 각국 정부는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답니다. 최대한 시장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노력하면서 불공정 거래를 찾아내는 게 여간 쉽지않기 때문이에요.

미국은 1934년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만들어 불공정행위에 대한 법적규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SEC에서 5백~7백명 정도의 인원이 불공정 거래 조사에만 매달리고 있어요.

최근 몇년사이 인터넷을 통한 증권사기가 급증하자 SEC는 1백25명의 인터넷 전담반을 구성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8개 증권거래소와 증권업협회(NASD)가 자율적인 규제를 행하고 있지요.

일본은 대장성을 통해 정부가 직접 통제해오다 지난 97년 금융감독청을 설치해 증권시장 전반을 관리.감독하고 있습니다.

자율전통이 강한 영국은 증권거래에 대한 감독을 런던시가 알아서 하도록 맡겨뒀다가, 70년대 들어서부터 투자자 피해가 끊이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불공정거래를 막고 처벌하는 것을 법으로 명문화시켰습니다.

김용석 기자 caf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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