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리“평준화 교육, 미국 망치는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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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계 미국인인 미셸 리(43) 전 미국 워싱턴 DC 교육감이 자전적 내용을 담은 책 『급진적(Radical): 학생 제일주의를 위한 투쟁』(사진)을 펴냈다.

 책에서 그는 자신의 급진적인 교육철학을 한국식 교육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어린 시절 그는 남동생이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오자 어머니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 어머니는 “동생 공부를 제대로 도와주지 않아 그렇게 됐다”며 누나인 그에게 외출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미셸 리는 “학생이 제대로 못한다면 학생 개인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책임이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며 어린 시절 이런 일화들이 자신을 개혁적인 교육가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책에서 “평준화 교육은 절대로 안 된다”며 “그건 미국을 망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셸 리는 2007년 6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워싱턴 교육감을 지내면서 수많은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2009년 교사평가제를 전격 시행, 4000여 명의 교사 가운데 4분의 1을 해고해 교원노조의 적이 됐다. 경쟁력이 없고, 시설이 낡은 학교 25곳도 폐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원인 그의 강도높은 교육 개혁에 대해 공화당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등 정파를 초월한 옹호론자들이 많지만 “학교 교육을 지나치게 경쟁 위주로만 몰아갔다”는 비판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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