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증시 700선 위에서 계속 놀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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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경제의 거울은 매년 12월 출회되는 다음해 캘린더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올해엔 캘린더 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을 보니 다들 어렵게 지낸 게 분명하다.

그래도 마지막달 들어 좋은 뉴스가 많아지고 있는 건 다행이다. 우선 국내경기가 소비를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고, 미국도 경기 호전이 예상된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회복이 'U'자를 그릴 것이냐 'V'자 모습을 보일 것이냐는 예측은 아직 이르지만 모두들 회복의 태동기(胎動氣)는 느낀다고 한다.

이번 주는 뭐니뭐니 해도 지난주 7백선을 돌파한 주가의 고공 행진이 이어질지에 관심이 몰려 있다.

뉴욕증시가 큰 하락없이 한번 숨을 고르면서 우리도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지만 ▶미국의 반테러 전쟁 양상의 변화▶미국의 금리 추가인하 여부▶반도체 경기회복 전망 등 주가를 움직일 큰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국내에선 산업별로 호재들이 적지 않다. 하이닉스반도체와 제휴 및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1차 실사가 지난 주말 끝나 어느 정도 심도있는 얘기가 오갔는지 흘러나올 것이다. 연내에 협상을 매듭짓는다는 소식도 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주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수입규제를 하라고 미 정부에 권고했는데 우리 업계는 별 영향이 없다고 하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벤처와 중견 정보통신 제조업체들의 약진이 뚜렷하다. 특히 수출에서 성과를 올리는 기대주들이 늘고 있다. 닷컴업체 가운데서도 도약하거나 가능성을 보여준 업체들이 꽤 있다. 이번주는 상대적으로 관심 밖에 있던 미 나스닥의 기술주들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 기술주도 분석해봄 직하다.

주가 이상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개각. 대통령의 외유가 12일로 끝나면서 개각설이 난무할 것이다. 정치인을 가능한 한 배제하고 관료 출신 등 전문가로 바꾼다고 하는데 정권 말기의 관리내각에 들어올 인물 고르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이번 주에 임시국회가 열려 내년도 나라살림을 담은 예산안을 통과시킬지도 관심이다. 정치태만이 심리불황을 깊게 하는 큰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공백 투성이의 일기장을 보면서 1년의 짧음을 통감하는 시기다.

곽재원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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