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퍼블릭紙 "BK 투구수 줄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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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체감의 법칙'은 야구 투수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공을 많이 던질수록 스피드가 떨어지고 공끝은 무뎌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투구수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야 좋은 투수다.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사진)이 선발투수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투구수의 경제학'을 반드시 익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주 최대 일간지인 '애리조나 리퍼블릭'의 마크 곤살레스 기자는 20일(한국시간) "김병현이 선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구수를 줄이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인터넷판 스포츠 톱으로 올라있는 이 기사에 따르면 김병현은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에 지난 시즌 4선발이었던 미구엘 바티스타(31)와 치열한 선발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적게 던져라

선발투수는 5이닝 이상 던져야 한다. 김병현은 그동안 투구수가 늘어나면 방어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 네 시즌 통산 방어율이 3.21인 김병현은 투구수 15개 이하였을 때는 방어율이 2.51이었고, 16~30개 때는 4.66으로 치솟았다. 브렌리 감독은 "병현은 35개 정도가 한계 투구수"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84이닝에 1천3백55개의 공을 던진 김병현은 이닝당 약 16.13개의 투구를 기록했다. 선발 경쟁자 바티스타(15.18개)보다도 많았다.

◇선발 시험무대

'선발' 김병현에게 회의적인 쪽은 경험 부족을 내세운다. 가장 최근의 선발경기는 2000년 9월 2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 당시 2와3분의1이닝 동안 4안타.4볼넷.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김병현이 빅리그 통산 2백36경기에서 45개 이상 공을 던진 것은 10경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한 게임에 2백개 이상을 던지기도 했다"는 김병현은 선발체질임을 자신한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같은 잠수함 투수이자 광주일고 대선배인 이강철(37.기아)로부터 하체를 이용한 투구 등에 대해 특별과외를 받으며 선발 진입을 착실히 준비했다.

김병현의 선발 진입에는 변수가 많다. 그러나 '작은 아시아인은 빅리거가 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깬 김병현이 '언더핸드 투수는 선발로 성공할 수 없다'는 또 다른 장벽을 넘기 위해 달리고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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