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계산기 고장 아닐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확정하기 위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여당연석회의서는 이 계획안을 자랑하려는 장기영 부총리와 그 내용에 불만을 나타낸 박충훈 상공장관 사이에 때아닌 「전자계산기」논쟁이 벌어진 끝에 박 대통령의 중재로 수습됐다고. 이날 회의에서 장기영 경제기획원 장관은 기획원통계국장에게 『이 계획의 통계숫자를 어떻게 계산해 냈느냐』고 몇 천억원 단위의 통계를 자랑하려는 듯한 유도질문.
그 국장이 『미8군의 협조도 받고 또 「워싱턴」까지 보내 전자계산기로 계산했다』고 대답하자 장 기획원장관은 만족한 표정을 지어 참석자들은 폭소를 터뜨렸다고. 그러나 제조부문의 투자비율이 적다고 불만을 보인 박 상공은 『그 전자계산기가 고장이 난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조부문의 숫자가 이렇게 나올 수 있느냐』고 반박.
결국 박 대통령이 『이번 2차5개년 계획은 계획에 불과하니 앞으로 시행하면서 부족한 점은 장차 실시해 나가는 과정에서 보완하면 되겠지』라고 하여 논쟁은 막을 내렸다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