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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또 중단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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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달 중순부터 대형할인점, 백화점, 항공사 등에서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또다시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카드사는 오는 17일을 기점으로 대형 가맹점의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신한·삼성·현대·롯데·하나SK카드는 17일부터, 비씨카드와 KB국민카드는 이달 말부터다. 중단 시점이 대목인 ‘설’과 ‘졸업식’ 이후여서 ‘이익만 챙기고 빠진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카드사들은 이미 한 차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전격 중단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카드사가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인 대형가맹점과 판촉행사를 진행할 시 관련 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생기면서다. 법 개정 전에는 관련 비용 전액을 카드사가 부담해왔다.

 하지만 서비스 중단 이후 소비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카드사들은 한시적으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하고 대형가맹점과 협의를 이어왔다. 카드사 관계자는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다”며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법까지 어겨가며 무이자 할부를 지속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위해 쓴 비용은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에서는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기회에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올해 초에 이어 또 한 번 불편을 겪게 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영업행위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카드사·대형가맹점 간 갈등에 애꿎은 소비자들만 혼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홍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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