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개편 차별성 못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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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방송 3사가 지난 11월초 일제히 프로그램개편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프로와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쇼, 오락 프로의 경우 몇몇 인기 연예인에 의존하는 기존 양태를 반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가학적인 행위를 그대로 내보내 프로개편의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같은 지적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디어워치팀이 지난 11월5일부터 24일까지 가을개편으로 새로 선보인 KBS, MBC, SBS 등 방송3사의 오락 프로그램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나왔다.

모니터결과, 새 오락프로들은 △진부한 진행 △흥행 아이템의 반복과 모방 △인위적인 연출 △연예인 중복출연 △몰래카메라의 사생활 침해 등 기존의 오락프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했다.

MBC'!느낌표'(토요일 밤 9시45분)의 MC 박경림은 자신이 메인MC라고 주장하면서 "밤시간에 보시는 분들은 섹시한 여자를 원해요"라고 말하는 등 진행의 '구태'를 드러냈다.

같은 띠의 연예인들을 집단으로 출연시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KBS'이유있는 밤'(월요일 밤 10시50분)의 '이유클럽' 코너는 같은 소속사의 연예인들을 함께 등장시켜 친분관계를 과시하게 하는 SBS `두남자쇼' 등 다른 토크쇼의 코너와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SBS '아름다운 밤'(금요일 밤9시50분)의'믿어요 내사랑'은 커플중 한 사람이 자신의 이성친구가 다른 이성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사랑을 지키는지 실험하는 코너로, '저급한' 인간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미디어워치팀은 "오락프로든, 교양프로든 '건강함'이 깃들어 있는 프로를 만드는 것이 제작진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며 "'오락성'이란 명분하에 '오락성'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결국은 제작자 스스로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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