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알리 겨울올림픽 성화 봉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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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고 중의 최고다(I am the greatest.)."

인종차별과 맞서 싸우며 언제나 당당했던 챔피언의 주먹은 이제 세상을 호령했던 과거의 위용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파킨슨병으로 부들부들 떠는 두손은 성화봉의 무게를 이기기도 힘든 듯 중간쯤 올려 잡았다.

그러나 애틀랜타 올림픽 성화 채화를 맡았던 무하마드 알리(59)가 또다시 평화와 도전을 향한 올림픽 성화를 치켜들자 애틀랜타 센테니얼 파크에 운집한 관중은 환호와 박수로 노병을 맞았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성화 봉송이 5일(한국시간) '위대한 권투선수' 알리의 손에 의해 시작됐다.

전날 비행기로 그리스 아테네에서 애틀랜타에 도착, 센테니얼 파크에서 하룻밤을 지낸 성화는 알리로부터 1968년 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페기 플레밍에게 전달된 뒤 내년 2월 9일 개막 전까지 미국 전역을 돌면서 올림픽 정신을 알리게 된다.

성화 봉송에는 올림픽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랜스 암스트롱을 비롯,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조 토레 감독 등 스포츠계 유명인사를 포함, 1만1천5백여명의 주자들이 참가한다.

물자 보급 등의 문제로 빠진 미네소타·하와이 등 4개주를 제외한 46개주 구석구석을 누비게 될 이번 봉송루트는 무려 2만1천6백㎞에 이른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견딜 수 있게 특별 제작된 성화봉은 지난 애틀랜타 올림픽 성화봉을 고안했던 조지아공대의 샘 셀튼 교수가 불과 얼음, 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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