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단체 구조조정, '뜨거운 감자'로 등장

중앙일보

입력

21세기 한국스포츠의 미래를 좌우할 체육단체 구조조정이 체육계의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지난 달 남궁진 문화관광부장관이 제기한 체육단체 구조조정은 한달이 지나도록 뚜렷한 윤곽을 찾지 못한 채 관련 단체들의 이해관계와 반발이 맞물려 자칫 장기간의 혼선을 빚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5일 올림픽파크텔에서 한국체육구조개선토론회준비모임의 주최로 열린 '한국 체육 쇄신을 위한 개혁과제'라는 토론회는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으나 토론자와 참석자가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 팽팽한 신경전으로 일관했다.

이날 발제자 대부분은 대한체육회가 주도하는 한국체육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통합 ▲태릉선수촌의 종합스포츠과학센터로 탈바꿈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객석을 가득 메운 체육회와 생체협 관계자들은 토론자들의 주장이 한국체육의 현실을 간과한 공론에 불과하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피력,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대한체육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토론회 준비모임을 자신들의 입지 강화나 감투를 차지하기 위한 일련의 공작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종합토론에서는 미묘한 시기에 이같은 토론회를 개최한 배경과 주최 비용을 조달하게된 경위를 밝히라는 질의까지 나와 토론회장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이학래 한국체육구조개선토론회준비모임 집행위원장은 "토론회 경비는 한국체육학회와 21세기스포츠포럼, 성화회 등 10여개 단체에서 조금씩 성금을 모은 것"이라며 관계 기관과의 결탁여부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를 주관한 체육학회와 스포츠포럼은 이날 참석자들과 공감대를 이뤄내지못했음에도 토의된 내용들을 문화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에 건의할 움직임을 보여 체육단체 구조조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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