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페리맨, 리바운드왕 질주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대구 동양의 '골밑 파수꾼' 라이언 페리맨(25)이 리바운드 부문에서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4일 안양 SBS전에서도 리바운드 15개로 팀 승리의 버팀목이 됐던 페리맨은 5일 현재 15경기에서 모두 25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 경기당 평균 16.8개로 이 부문 부동의 1위를 고수중이다.

14경기를 뛴 이 부문 2위 래리 애브니(13.29개. 울산 모비스)보다는 총 개수에서 무려 66개나 앞서 있고 경기당 평균으로도 약 3.5개나 격차를 벌려 놓았다.

또 이러한 추세는 재키 존스(전주 KCC)가 2000-2001 시즌에 세운 한 시즌 최다 리바운드 기록(16.02개)을 웃돌아 신기록 수립까지도 기대된다.

이미 페리맨은 지난 1일 창원 LG전에서 97-98시즌에 클리프 리드가 세운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기록(30개)에 타이를 이루는 등 시즌 초반부터 리바운드에 관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그러나 리바운드왕을 향해 독주하고 있는 페리맨은 트라이아웃에서 '꼴찌'로 지명된 '진흙 속의 진주'. 전체 1순위로 뽑은 특급 용병 마르커스 힉스(196.5㎝)의 키가 어중간해 장신 센터를 뽑을 수 없었던 동양은 장고 끝에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199.1㎝의 페리맨을 점찍었다.

센터로는 작은 신장에 탄력도 좋지 않지만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2시즌 연속 리바운드왕에 오른 경력과 위치 선정 및 순간 포착 능력이 탁월한 것을 눈여겨본 김진감독의 힘든 선택이 결과론적으로는 복을 불러들인 셈이다.

페리맨은 수비도 뛰어나 상대편이 골밑 공격을 부담스러워하는 효과가 있는데다 개인기록보다는 팀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농구에 딱 들어맞는 전형적인 '한국형 용병'이란 얘기다.

김감독은 페리맨에 대해 "기복없고 실속있는 플레이를 하는 알짜배기"라며 "개인기가 조금 달리지만 득점력만 보완하면 정상급 선수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농구 인생에서 아직까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본 적 없는 페리맨이 소속팀 동양과 함께 '꼴찌의 성공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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