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중국 경제 대장정] '순더 신화'의 상징 커룽그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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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룽(科龍)그룹은 순더(順德)를 세상에 알린 대표적인 기업이다. 커룽의 공장이 있는 순더시 룽꿰이(容桂)마을은 마을 전체를 커룽이 먹여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룽은 1984년 마을사람끼리 창고에서 냉장고를 만들어 낸 향진(鄕鎭)기업(중국의 시골단위 기업)으로 출발했다. 국영기업에서 일하던 전기기술자 3백여명이 9만위안(약 1천4백만원)을 빌려 만든 이 회사가 '중국의 가전공장' 순더의 모태가 됐다.

초창기엔 기술은 일본에서, 자본은 홍콩에서 끌어댔다. 96년에는 국가가 투자하지 않은 중국기업으론 처음으로 홍콩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 냉장고.에어컨 브랜드인 커룽과 룽성(龍聲)은 지난해말 중국브랜드평가기관 평가결과, 브랜드가치만 1백50억위안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창업이래 98년까지 연평균 매출을 30~50%씩 늘리는 등 고속성장을 거듭했다. 연 생산능력은 냉장고 3백50만대, 에어컨 1백50만대 규모. 98년 적자투성이 국영에어컨기업인 후아바오를 인수한 후 99년부터 성장률이 둔화돼 지난해에는 창사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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