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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의 반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테러」사건을 내가 조작했다는 설에 대해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다시 한번 인권에 대해 뼈저린 체험을 했다.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는 자작설이란 이번 사건이 어차피 미궁에 빠질 것이니까 여러 가지의 혹 가운데 『박한상이가 조작했을지도 모른다』하는 의혹을 남겨놓자는 의도가 아니고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 범인을 조작하고 시인도 만든 사람들이니까 이런 일도 할 수 있을거라,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자작설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 도대체 경찰이나 검찰이 여러 가지 방향으로 의심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허다한 방향의 추리 중 상식적으로 가장 믿을 수 없는 자작설이 가장 유력한 단서인 것처럼 믿고 이것을 신문을 통해 퍼뜨린다고 하는 것-.
범인을 조작해보고 자작으로 뒤집어씌우는 조작을 또 해보고, 이런 것을 세상에 널리 퍼뜨릴 수 있게 하는 일이 있어서 되겠는가. 더우기 내가 지금 국회의원이 아닌가.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감이 이만큼 땅에 떨어질 수 있는가. 또 국회의원의 명예나 인권이 이토록 한 푼의 값도 없이 유린될 때 국회의원이 아닌 무력한 시민의 인권은 어떻게 취급되고 있겠는가. 내가 국회의원을 특권인양 내세워하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민주주의를 해간다면 국회의원에 대한 손상은「확실한 사실」을 절대로 필요로 하지 않는가.
나는 11일 국회특조위에서 경찰이 내세운 자작설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것인가를 말했다. 경찰의 자작설 중에서 황태성군하고 공진수라고 하는 사람을 내가 안다고 하는 사실이외에는 전부가 엉터리다.
내가「테러」당하기 전날 바로 서울예식장 앞에서 황을 만났다고 했는데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당황했다느니 황을 모른 체 했다느니 하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나 이건 이미 13일 황이 특조위에서 확실히 증언했으니까 더 말하지 않겠다. 한마디로 사실도 아닌 것들이 왜 자꾸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고 만들어지고 하는 건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나는 그 동안 여러 차례 일어났던 모든「테러」사건이 미궁에 빠져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또 내 자신이 바로 1년 전에 「테러」사건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이었었는데 이제는 내가 「테러」를 당한 장본인이 되고 또 심지어는 이 같은 허무맹랑한 일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있으니 나도 감정이 생기고 개탄도 하게 된다.
나는 유능하거나 충분치는 못했지만 인권옹호협회회장으로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런 내가 이번에 어처구니없이 인권을 유린당했다. 나는 내 명예와 손상된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테러」사건 자작설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이 밝힐 것이고 모든 사람의 양식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고있다.
다만 나는 인권에 대한 뼈저린 체험을 통해 다시 한번 국민과 약한 시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강한 투쟁을 계속할 결심임을 확실히 말해둔다. (이 글은13일 하오 박 의원이 말하는 그의 심경을 옮겨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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