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겨선수권 6연패 '콴이 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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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하늘을 향해 두팔을 벌려 마지막 회전 동작을 마치는 순간 관중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터져나오는 환호성과 박수갈채. '은반 여왕'의 부활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미셸 콴(22)이 미국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싱글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선수권대회 마지막날 콴은 프리 스케이팅에서 최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 심판 9명 전원으로부터 최고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 대회 6연패이자 통산 일곱번째 정상이다.

그녀에게 이번 우승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서 사라 휴즈(미국) 등에게 밀려 동메달에 그치자 "콴의 시대는 끝났다" "스물두살이면 여자 피겨 선수로선 퇴물"이라는 비아냥이 뒤따랐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절치부심한 콴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전보다 예술적인 부분에선 더욱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기 프로그램엔 전혀 군더더기가 없었고 여섯번이나 되는 공중 3회전 점프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휴즈를 제치고 세계 정상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연기를 마친 후 박수갈채 속에 눈물을 흘렸던 콴은 "나는 오랫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해왔다"며 지난 1년간이 힘들었음을 토로했다. AP통신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콴이 얼음판을 지배한다는 사실은 더 이상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계 입양아 앤 패트리스 맥도너(18)는 콴.휴즈.사샤 코헨 등 '빅3'에 이어 4위를 차지해 기대주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01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해온 맥도너로선 가장 좋은 성적이다. 또다른 한국계 선수 목예빈(17)은 6위에 올랐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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