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하나로 신데렐라 된 김정화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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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만 해도 김정화(18) 는 선생님을 꿈꾸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연예인으로 변신한 그녀는 CF 분야를 시작으로 점점 자신의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미 인터넷에는 1백 개가 넘는 팬클럽이 생겼고, 회원만 1만명에 달한다.


현재 고3인 그녀의 올해 연예계 성적표는 단연 A. CF만 따지자면 '여왕'으로 불리는 이영애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코카콜라의 '마라톤' 편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가나초콜릿, 700-5857, 참존화장품, 실론티 등 10편의 광고에 출연했다. 특히 그녀는 삼성 센스Q 노트북 광고에서 숀 코너리.마이클 잭슨.존 트래볼타의 이미테이션(대역) 모델들과 함께 추억의 명장면을 연출하면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이 광고들에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함과 세련된 춤솜씨가 단연 돋보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춤을 한번도 배워본 적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믿으실지 모르지만 나이트 클럽 한번 가본 적 없어요. 진짜 평범한 소녀였거든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도 그야말로 우연이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명동에 놀러 갔을 때 한 연예기획사 직원에게서 "모델 한번 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은 게 시작이었다. 그 후 가수 이승환의 뮤직 비디오에 기생 역으로 출연해 관심을 모은 그녀는 그 여세를 몰아 CF계에 당당히 입성했다.

광고에서 자리를 굳힌 그녀의 바람은 이제 정통 연기자가 되는 것.

그 첫 행보로 지난 7월부터 그녀는 MBC 청춘 시트콤 '뉴 논스톱'에 탑승했다. 때묻지 않은 대학생 역으로 출연 중인데, 발랄한 연기로 10대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에는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합격, 이중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그야말로 '논스톱' 행진 중이다.

이런 그녀를 충무로가 그냥 놔둘 리 없다. 벌써 10여 편의 영화 시나리오가 들어왔다고 한다.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연극.뮤지컬.영화.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연기를 배우고 싶어요."

그녀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는 건 바로 '눈'이다. 크고 그윽한 눈이 연기자로서 타고 났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이에 반해 톤이 낮은 목소리로 인해 사람들이 그녀를 지나치게 '강한 이미지'로 기억하는 게 단점이라고 한다. 실제로 최근 영화계에서 들어오는 러브 콜 중에는 '사이보그'역까지 있다고 한다.

2001년을 최고의 해로 장식한 그녀에게 2002년은 더욱 기대되는 해다. 특히 CF에서 배운 교훈들을 최대한 살려 훌륭한 연기자로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마이클 잭슨' 대역 모델에게서 프로 정신을 배웠어요. 본인이 직접 모든 분장, 코디, 안무를 하는 건 물론이고. 마이클 잭슨 역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어요. 그런 프로 근성을 갖고 일하고 싶어요."

진정한 프로를 꿈꾸는 그녀의 내일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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