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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세계 돌며 WBC 해설…"첫 경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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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3회 WBC 해설위원을 맡게 된 박찬호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진경 기자]

유니폼을 벗은 박찬호(40)가 마이크를 잡는다. 박찬호는 JTBC가 단독 중계하는 제3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한국 경기 해설을 맡게 됐다.

 지난해 말 은퇴 선언 이후 처음으로 야구팬에게 돌아온 박찬호는 30일 “(해설은)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흥미로울 것 같다. WBC에 대한 좋은 추억이 많다. 선수 시절을 떠올리며 시청자들에게 얘기할 생각이다. 현지에서 대표팀을 응원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박찬호가 2006년 제1회 WBC 2라운드 일본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박찬호는 이날 서울 논현동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화보 촬영을 했다. 양복을 입으면 해설위원 같았고, 유니폼을 걸치면 여전히 선수 같았다. 그는 2007년 SK-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 4회부터 2이닝 동안 객원 해설위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해설위원 직함으로 마이크 앞에 서는 건 JTBC에서가 처음이다.

 박찬호는 대만에서 열리는 3월 2일(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1라운드 첫 경기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 미국 샌프란시스코까지 이동하며 한국 대표팀 경기에 도움말을 줄 예정이다. 박찬호는 세계인의 야구 축제인 WBC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1994년 입단해 16년 동안 아시아인 최다승(124승)을 거둔 그는 일본(2011년 오릭스)과 한국(2012년 한화) 프로야구까지 경험한 뒤 은퇴했다. 게다가 미국에서 뛰었던 2006년 1회 대회 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10이닝 무실점, 3세이브를 기록했다.

 한·미·일 대표팀 선수들을 잘 알고 있는 점과 2006년 대회 참가 경험은 ‘박찬호 해설위원’의 최대 자산이다. 그는 “해설 경험이 없어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한국 야구를 응원하는 국민들과 정보를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WBC 공인구는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것과 똑같다. 미국 공은 가죽이 건조한 반면, 한국 공은 잘 미끄러진다”고 경험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우리 선수들은 이미 검증된 기량을 갖고 있다. 이승엽(37·삼성)과 이대호(31·오릭스) 같은 친구들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팀을 이끌 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그는 “1회 대회 4강에 올랐고, 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해 이번에도 국민들 기대가 높을 것이다. 나도 후배들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지난해 11월 30일 은퇴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구단 행정 등 야구 공부를 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수 신분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보고 배우겠다는 뜻이다. 그의 첫 행보가 WBC 해설이다. JTBC의 섭외를 받고 고민했던 그는 자신의 현장 경험을 야구팬들에게 전하고, 대표팀 후배들을 가까이에서 응원하기 위해 해설위원직을 수락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과 함께 이동하면서 현장을 지킬 예정이다. 중계 캐스터는 임경진 아나운서가 맡는다. 외국 팀 경기는 박노준·이광권·이경필 등 베테랑 해설위원이 활약한다. 김영신 JTBC 편성제작총괄 상무(WBC 방송단장)는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더 재미있고 다양하게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다. JTBC를 통해 박찬호 등 훌륭한 해설위원들의 심도 있는 분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TBC는 WBC 39경기를 모두 단독 중계한다.

글=배중현 기자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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