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서 사법개혁 논의...판사들 토론방 운용

중앙일보

입력

사이버상에서 판사들이 사법부의 발전을 논의하는 토론방이 생겼다.

대법원은 지난 21일부터 사법부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법관 토론방'을 개설했다고 22일 밝혔다.

사법부의 개혁을 주장하며 사이버상의 법관 공동회의를 요구했던 현직 판사들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이다.

토론방은 인터넷 게시판 형식으로 판사들이 사법부 전반에 대한 의견을 올리면 다른 판사들이 읽고 답변을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법관공동회의를 주도했던 서울지법 문흥수(文興洙)부장판사는 "토론방이 하의상달(下意上達)과 법원 민주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며 "판사들의 요구에 대해 열린 자세로 임해 준 대법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文부장 등 소장 판사 33명은 지난달 15일 "일제 식민사법과 독재사법의 전통을 이어받은 사법부의 근본적인 틀이 변해야 한다"며 "기형적인 인사관행을 타파해 공정한 재판을 보장해야 하고 토론을 통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법의 지배 확립을 위한 사법부 독립과 법원 민주화를 생각하는 법관들의 (사이버)공동회의'(약칭 법관공동회의)를 발족했었다.

이후 일선 판사들 사이에는 "그동안 묵묵히 소신있게 일해온 판사들을 매도한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거나 "획기적인 사법부 개선안을 만들어 보자"는 등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법원 내부통신망에 판사들이 대법원 등에 건의하는 글을 올릴 수 있었지만 판사들이 별로 이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이버상의 토론을 요구하는 판사들이 있어 기존 시스템을 통합했다"며 "현실적으로 직접 만나서 토론할 기회가 부족한 판사들 사이에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