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상훈, '낚시수양'

중앙일보

입력

'꿈은 이루라고 있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쩌면 모든 것을 버렸다. 알고 있다. 바보같이 보일 수 있다는 거. 하지만 이런 소리는 여기에 올 때부터 많이 들었다.미쳤다는 소리까지.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게 돼 있다.

난 그저 내 손으로 나의 배를 노저어 가고 싶을 뿐이다.

지금도 그러고 있다.

언젠가는 폭풍을 만나 쓰러질 수도 있겠지만.

힘들다는 이유로 육지에 올라가고 싶지는 않다. 나는 낚시를 할 때처럼 새롭게 또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을 배웠다. 이렇게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 낚시가 너무나도 고맙다.

난 또 운동화끈을 묶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야생마' 이상훈(30)이 지난 20일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sanghoonlee.co.kr)에 올린 글의 마지막 부분이다.

A4용지 넉장 분량의 글을 통해 세상에 다시 나타난 이선수는 근황과 속내를 담담히 표현했다. 지난 9월 중순 사이트에 마지막 글을 올린 이후 거의 두달 만이다. 이선수는 그동안 에이전트 회사인 IMG에도 행방을 알리지 않는 등 외부와 연락을 끊어 왔다.

'낚시'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선수는 최근 바다낚시에 푹 빠져 있다고 밝혔다. 물론 현재 위치나 앞으로의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에 대한 집념만은 분명히 했다.

이선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트리플 A팀인 포투켓 레드삭스 선수 명단에서 빠지는 등 방출된 상태며 지난해 메이저리그 아홉경기에서 승패없이 방어율 3.09의 성적을 거둔 뒤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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