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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주 전 거평 부회장 내달 송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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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나선주(52·사진) 전 거평그룹 부회장은 계열사에 2900억여원을 불법대출하는 등 회사에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1999년 검찰 수사를 받았다. 나승렬 전 거평그룹회장의 조카인 나씨는 그해 4월 미국으로 달아났다. 검찰은 2002년 12월 그를 지명수배했다. 하지만 그는 좀처럼 붙잡히지 않았다. 그가 미국에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는 뉴스만 종종 흘러나왔다.

 그러나 2010년 10월.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은 여권·비자 유효기간이 만료돼 나씨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바뀐 것을 확인했다. 협력단은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에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나 부회장은 결국 2년 만인 지난해 10월 HSI에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올 2월 나 부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신병을 넘겨받아 수사할 예정이다.

 해외로 달아난 범죄자들이 수사당국의 국제 공조로 줄줄이 붙잡히고 있다. 해외도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검 국제협력단(단장 박경춘)은 2010년 출범한 이래 총 18명의 해외도피 사범을 붙잡아 국내로 송환했다고 27일 밝혔다. 2010년엔 한 명도 없었으나 2011년 5명, 2012년 11명, 올 1월까지 2명 등 증가 추세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폴 뿐 아니라 미국 HSI, 캐나다 국경관리국(CBSA), 중국 공안부 등 16개국 21개 수사기관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조한다”며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6)씨 등 70여 명의 해외도피 사범을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협력단은 회사 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지명수배돼 태국에서 붙잡힌 조성용(45) 전 조이토토 대표이사의 신병을 지난해 12월 넘겨받기도 했다. 2007년 12월 미국으로 달아나 중국·멕시코·태국에서 도피 생활한 조씨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도 HSI 등과의 국제공조 덕분이었다. 이 밖에 교비 300억원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달아난 최원영(59) 전 경원학원 이사장, ‘프라임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 중 캄보디아·캐나다로 달아난 백종안(58) 전 대한은박지 대표도 국제 공조로 검거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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