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라이프도 눈높이 차이

중앙일보

입력

#1318세대(13~18세)=일단 저지르고 보는 '선행후사'형으로 시간이 나면 주로 컴퓨터 앞에 앉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PC 의존적 세대다.

#1924세대(19~24세)=남들이 가는 길은 싫은 '일탈개성'형으로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아 '엄지족'으로 불릴 만큼 휴대폰을 사랑하는 세대다. 휴대폰 보유비율도 86%로 아주 높다.

#2535세대(25~35세)=한 판 전쟁을 하듯 사회생활을 하는 '출사일전'형으로 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다.재산 증식에 따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홈뱅킹.사이버 주식거래도 가장 빈번하게 하는 세대다.

최근 제일기획이 발표한 '2001 전국 소비자조사(ACR)'에서 나타난 세대별 특징이다.

이같은 특징에 따라 세대별 모바일 라이프 스타일도 확실한 '세대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도 최근 연령별 눈높이 서비스를 따로 내놓고 있을 정도다.

◇ 1318세대=휴일 저녁 서울 신촌에 자리잡은 한 패스트푸드점. 중학생쯤 돼 보이는 청소년 대여섯명이 햄버거를 먹으면서 열심히 휴대폰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SK텔레콤의 10대 전용 이동통신서비스인 '팅(ⓣing)'을 이용해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

요즘 1318세대들은 문자메시지로 모든 걸 해결한다. 휴대폰 자판으로 분당 수백타를 치는 묘기가 이들에겐 기본이다.

또한 무선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데, 대부분 캐릭터와 벨소리 내려받기에 치중한다.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요금에는 민감하다. 방과 후에 통화하는 경우가 많아 야간 통화량이 많다. 비밀이 많은 세대라 집에서도 휴대폰을 쓸 정도다.

이같은 특징 때문에 SK텔레콤의 '팅(ⓣing)', LG텔레콤의 '카이홀맨(Khai Holeman)', KTF의 '비기(Bigi)' 같은 1318 전용 브랜드는 문자메시지와 벨소리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한도가 많다. 대신 요금한도가 있어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할 경우 수신만 가능하다.

◇ 1925세대=대학생 B군은 도서관에서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한 후 집에 돌아와 여자친구와 한밤의 전화데이트를 즐긴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화요금 LG텔레콤의 '카이(Khai)' 커플요금제에 가입했다.

하나의 번호를 지정하면 밤 12시 이후에는 무한대로 무료통화가 가능하며 낮 시간에도 월 1백분씩 무료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 여자친구를 만나 영화를 볼 때도 매표소에서 카이카드를 보여주고 둘이 2천원의 할인을 받는다.

주로 대학생인 1925세대는 대학가 등 특정지역에서의 통화가 많다. 또한 연인과 같은 특정 인물간 통화비중이 높다. 문화적으로 자기들만의 놀이.문화공간을 원한다. 이 때문에 LG텔레콤의 '카이(Khai)', KTF의 '나(NA)', SK텔레콤의 '티티엘(TTL)' 등 1925 전용 브랜드는 단순한 요금이나 단말기 할인혜택보다는 종합적인 혜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색상과 디자인에서 어필할 수 있는 전용 휴대폰▶젊은이들이 쉬면서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는 문화공간 제공▶극장.패밀리 레스토랑 등 젊은이들이 자주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할인혜택을 주는 전용카드가 따로 있다.

◇ 2535세대=젊은 직장인이 퇴근한 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에서 정신없이 춤을 추고 있다. 휴대폰이 울리자 주변의 풍경이나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대방과 통화하느라 즐겁다.

KTF의 2535 전용 브랜드 '메인(Main)'의 TV CF광고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2535세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광고처럼 '일도 열심히, 놀기도 열심히(Work hard, play hard)'하는 세대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실제로 전체 이동통신 사용 연령층 중 가장 많은 통화량을 자랑한다.

평균 통화시간이 2분으로 전체 평균(1분20초)의 2배에 가까워 KTF의 '메인(Main)', SK텔레콤의 '유토(UTO)' 등 2535 전용 브랜드는 통화가 길어질수록 할인폭이 커지는 서비스를 내세웠다.

원낙연 기자yann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