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A급태풍으로 등장한 동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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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최하위팀 대구 동양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동양은 15일 막강 화력의 창원 LG를 적지에서 꺾으면서 개막전 패배후 5연승의 상승세를 타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97년 출범 이후 5시즌동안 통산 최저 승률(0.340)을 기록하고 있는 만년 약체 동양으로서는 창단 뒤 처음으로 밟아보는 신천지다.

더욱이 동양은 처음 차지한 단독 선두 자리를 웬만해서는 다시 내줄 것같지 않아 보인다.

경기당 평균 득점 2위(95.8점), 리바운드 1위(39.8개), 어시스트 2위(21개), 스틸 1위(9.7개), 최소실점 3위(96.0점), 속공 2위(7.3개), 블록슛 1위(6.3개) 등 공수 전반에 걸쳐 가장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일군 결과이기 때문이다.

선수 개개인을 들여다봐도 마찬가지다.

신인 가드 김승현은 팀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 온 포인트가드 부재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소했다.

스틸 1위(평균 4.17개), 어시스트 3위(평균 9.17개)에 올라있는 김승현은 송곳같은 패스와 매끄러운 경기 운영으로 팀에 안정감을 줬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때로는 동료들도 속일만큼 재빠른 패스를 찔러 실책이 많기는 하지만 경기가 흐를수록 김승현의 진가가 더욱 발휘될 것이라는 것이 김진 감독의 기대다.

득점 1위(평균 34.67점), 블록슛 1위(평균 4개)의 마르커스 힉스는 벌써부터 외국인 최우수선수(MVP) 후보 1순위로 떠올랐고 드래프트 막차(20순위)로 한국 무대를 밟은 라이언 페리맨은 리바운드 1위(평균 16개)의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대 중반의 젊은 용병들은 시즌 막판까지 꾸준한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며 실력뿐만 아니라 친화력과 성실성까지 겸비해 김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고있다.

여기에 종아리 부상 후유증으로 제 몫을 못해주던 전희철도 LG전에서 24점을 터트리며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제 개막 전에 무릎이 다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김병철만 살아나 외곽포까지 터져준다면 동양은 한 층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6강 진입이 목표"라고 했던 김 감독은 "아직도 목표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대로 나간다면 더 좋은 성적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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