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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고수 키워라" 기업 사내교육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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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재계에 '기업 인수.합병(M&A) 교육' 붐이 일고 있다. 기업을 사들여 성장의 발판을 구축하려는 그룹마다 해당 임직원의 기업 사냥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앞다퉈 M&A 사내 교육과정 개설에 나섰다.

특히 진로를 비롯해 대우건설.대한통운.나산 등 굵직한 기업들이 매각을 앞두고 있어 이들 기업의 M&A 결과에 따라 재계 판도가 재편될 전망이어서 M&A 인력 확보는 기업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물류와 레저 사업을 강화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지시로 M&A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그룹은 지난해 범양상선 인수전에 나섰다가 실패한 경험을 거울삼아 계열사인 금호산업을 내세워 ㈜코오롱TNS의 고속버스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대한통운 인수에도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대비해 금호아시아나는 5월부터 기획담당 임원과 실무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4박5일간 합숙교육을 할 예정이다. 교육의 주제는 '사업성 분석 및 M&A 전문가 과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의 구태균.이경희 회계사가 기업의 가치 평가와 사업 타당성 기초 등을 강의하고 동국대 곽노성 교수가 '성공적인 M&A 협상 전략'을 강의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최근 M&A가 사업 확장의 한 방편으로 각광받고 있는 데다 SK 사태와 같은 적대적 M&A 이슈가 불거지면서 이 같은 교육과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도 M&A 관련 교육과정을 올 상반기 중 개설할 예정이다. 전 계열사 임원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합숙훈련을 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M&A 관련 노하우를 다룬 '마스터링 머저'의 저자 샘 로빗(Sam Robvit)을 29일 본사로 초청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 밖에 LG.SK 등은 2~3년 전부터 M&A 관련 강의를 이미 개설해 운영 중이다. 코아기업구조조정전문㈜ 황상운 전무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직까지 M&A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매우 부족하다"며 "M&A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업의 성장 발판으로 삼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몸값을 높이기 위해 M&A 강좌를 듣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1999년부터 M&A 지도사 양성 과정을 진행해온 CTI경영개발원 박준모 원장은 "지난해 30여 명 정도였던 수강생이 70여 명으로 늘었다"며 "M&A에 관심이 있는 기업체 임직원뿐 아니라 이직을 염두에 둔 직장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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