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되는 사적 69호|<유일한「상감청자 요지」>|개간구실로 파내 잃어버린 귀중한 학술자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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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주】지정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는 사적 69호 고려청자 요지가 개간을 구실로 도굴되고 있다.
전북 부안군 보안면 양천리 산 10의 1 및 산 11번지 일대 4백여평은 12세기말 최성기 상감청자의 유일한 가마터인데 땅의 소유자 이주영(37)씨는 5년전부터 개간을 시작, 64년부터는 땅속에 묻힌 청자파편을 본격적으로 파내어 팔음으로써 학술적 연구자료인 청자가 점점 없어지게 됐다.
이 요지는 63년 12월 21일 당국이 개간을 허가함과 동시에 4「미터」평방만을 철조망으로 쳐놓아 보호할 뿐 기타지역의 도굴을 묵인하고 있다.
한편 부안군당국은 철조망 쳐놓은 자리만 사적지인줄 알았다고 하며 땅 소유자 이씨는 『내 땅 내가 파헤치는데 누가 뭐라느냐』고 하면서 오히려 철조망 친 땅의 보상금 1만원도 2년이나 못 받아 억울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최순우(박물관 미술과장)씨의 말=놀라운 일이다. 이 요지는 극히 주목되는 유일한 상감청자 요지로 한번도 발굴한 적이 없으며 문화재관리국은 이의 개간에 동의했을 리도 없는데 요지전역이 도굴되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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