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더욱 빛나는 부처님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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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립중앙박물관 대형 불상전시실에 있는 경기도 하남 하사창동 철불(보물 제332호). 높이 2.88m.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철불이다.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유물에도 화장(化粧)이 필요하다. 전시장 조명과 벽 색깔 등에 따라 유물의 인상은 확연히 달라진다. 대부분의 사설박물관은 조명을 받는 유물이 돋보이도록 전시장을 어둡게 꾸민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의 경우 창을 내고 벽을 희게 칠해 전시장을 밝게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어린이나 노인 관람객들의 편리한 이동을 위해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이런 관행을 깨고 일부 전시장의 조명과 벽체 등을 교체했다. 지난해 10월 반가사유상실, 신라 금관실 리노베이션에 이어 상설전시실 3층의 대형 불상전시실을 새로 단장해 22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대형 불상전시실은 우리나라 불교조각을 대표하는 걸작인 감산사 미륵보살과 아미타불상, 경기도 하남시 하사창동 철불 등이 모여 있는 공간이다.

 전시실 전체에 암막 스크린과 금속패널을 둘러 자연광을 차단하고, 유물에 부드러운 입체감을 부여하는 LED조명을 달았다. 또 전시실 내부 바닥과 벽, 천정을 단일한 톤으로 통일해 관람객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불상에 모일 수 있도록 꾸몄다.

 김영나 관장은 “아름다운 걸작을 보다 감동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관람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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