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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신오수-박경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채울것 정작 없어 이대도록 허전한 염 한 가지 (기) 못 다스려 가슴앓이 빈 화병,
너 하나 가만히 심어 넘치도록 채운다.

<너 없는 밤(2)>
베겟잇에 잘못 남은 네 체온을 아끼며, 눈뜨고 귀기울여, 종종걸음 네 발길을, 그 정녕 부질없어도 또 한번을 헤인다.

<너 없는 밤(3)>
꿈과 생시 그 어디쯤을 사잇길이 열려 있어
높이 높이 너랑 얼려 나래저어 노닐다가
깃사려 나만 앉노라면 길도 잃고 너도 잃어….

<네 생각(1)>
활짝 개인 날은 네 생각에 젖는다.
흐린 날은 흐리다 하여 네 생각에 젖는다.
항시도 이 나의 창은 네 생각에 열려 있다.

<네 생각(2)>
아, 잦아들듯 겨워라, 네 생각 덜고 살란다!
소망 하나 가꾸어 가듯 나즉히 달래어도
피워문 뽀얀 자연속에 도드라지는 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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