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 나온 「자카르타의 황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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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용감한 기사로 「막사이사이」상을 탄「인도네시아」의 가장 용감한 기자 「목타르·루비 스」(41)는 역설적인 권부10으로 20년 간 계속된「수카르노」독재 치하에서 영어생활9년 만에 17일 출옥했다.
바짝 마른 6척 장신의 그는 강산도 변한다는 근10년의 옥고도 아랑곳없이 호탕한 웃음과 농담으로 출옥 위문객을 맞아 꺾일 줄 모르는 반골을 과시했다.
57년「인도네시아·라야」지 주필로 있을 때 의회제를 변칙적인 「교도민주주의」로 대체시킨 「수카르노」를 비판했다. 그의 비평 중 가장 유명한 것은「수카르노」부인중의 하나인 「하르티니」부인과의 결혼에 관한 연재 폭로 기사. 당시 거의 신격화되어 신성 불가침의 우상 같은 존재였던 「수카르노」에 대한 대담한 그의 비판기사는 전국적으로 폭풍 같은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자 60년 당시 4년간 연금 되어있던 그는 다음해 석방되었다.
그러나 그의 자유는 불과 서너 달이었다. 61년 IPI회원인 그는 「이스라엘」서 열린 IPI 총회에 참석, 귀국하자 공항에서 다시 체포되었다.
61년 잠깐 석방된 동안 출판한 그의 옥중기 『자카르타의 황혼』은 「수카르노」정권을 격렬하게 비판한 것.
이번에는 그의 새 옥중기 『파괴적 각서』를 출판할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그것보다도 폐간된 「인도네시아·라야」지의 복간을 서두를 계획.
복간이 불가능하면 소년소녀용 서적을 출판할 계획이고 이것마저 불가능하면 난초를 재배해서 팔겠다고 한다. 현재로서는 연금상태는 아니지만 거주가 제한되어 있고 화요일마다 당국에 출두하게되어 있다. 공판도 없이 9년간이나 가두어 둔 정부에 대해 보상청구소송 제기도 생각해본 적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정부가 너무 가난해서 포기했다』 고.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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