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전력의 질적 향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 국방장관의 언명에 의하면 한국군의총병력은 월남증파에 따라 한·미간에 합의한 60만 명의「실링」에서 62만3천명 선으로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다. 늘어나는 병력은 현역이 2만3천명이고 군학이 1만1천l백 여명인데 현역은 31세미만의 제1보충역으로 충당할 것이고 군국은 6월초 일반에서 공모하리라한다.
한국군의 병력증강은 월남증파에 따른 보장조건으로 한·미간에 합의를 본 것이므로 파월 되는 국군의 수효만큼 한국군의 병력증강을 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시비를 걸 수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월남증파가 계속 된다고 가정할 적에 모자라는 병력을 주로 제1보충병을 가지고 충당해 나간다는 것은 국군전투력의 질적 저하를 가져 을 우려가 다분히 있을뿐더러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로 말썽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므로 우리 나라는 이 문제를 매우 신중히 다루지 않으면 안 되는데 우리는 다음 두 가지의 사항을 한·미 양국정부에 대해서 요망하고 싶다.
첫째로 국군의 월남증파는 되도륵 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한국은 국군병력의 월남투입을 국가이익과 결부시켜 가지고 신중히 검토하지 않고, 미국의 권유에 따라 경솔하게 단을 내렸기 때문에 그 후에도 미측이 요구한다면 증파 요청에 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앞서 증파문재를 가지고 국회가 소란한 논쟁을 벌인 끝에 동의를 주었는데, 증파키로 되어 있는 병력이 월남전선에 완전히 가 닿기도 전에 최근에는 공군병력을 보내자는 논이 벌어져 적지않아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경향 내지 추세에 비추어보면 증파가 지속 확대될 가망은 매우 크다할 것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우려하는 것은 미측의 요청이 있을적 마다 계속해서 국군병력을 증파한다고 하면 한국의 국가안전과 한국의 인적자원은 도대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의 입장으로 보면 한국전선은 어디까지나 제1전선이고 월남전선은 제2전선에 지나지 않는 것이요, 모 한국이 엄연한 독립국이라고 하면 그 국가이익을 맹방의 국가이익을 위해 희생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월남전에 투입할 수 있는 병력의 최대한계선을 사전에 명백히 미측에 릉고하고 이 이상 더 미측이 증파 요청을 못 하도록 엄중히 못을 박아둘 필요가 있다. 약소한 한국이 현재정도의 병력을 투입하고 있는 것 만해도 자유세계 공동방위를 위해 최대의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니 앞으로 계속해서 증파를 더해야할 도의적 책임은 전무하다 할 것이다.
둘째로 국군 총병력의「실링」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월등하게 더 중요한 것은 국군장비의 현대화를 서두르는 것이다. 현대전에 있어서 병력의 양적 증강이란 전투력을 강화하는 결정적 요소가 되지 못한다. 물론 병력의 절대량이 부족하면 국토방위의 임무조차 다해내지 못 하는 것이지만 60만 대군을 갖고있는 한국과 같은 경우에는 병력을 수만 더 늘린다든지 혹은 줄인다든지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군의 장비를 꾸준히 현대화하여 핵 「미사일] 상황하에서 적의 공격을 분쇄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 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월남전쟁의 여파로 한국에서 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가리울 수 없는 현실이라면 국군장비의 현대화, 국군전력의 질적 향상이야말로 적의 공격을 억제키 위해 거의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것이니 이점 한국도 미국도 최선을 다해 공동보조를 취해주기를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