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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책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1916년 일본인들이 세운 소록도 나병원이 개설50주년을 맞았다. 나병하면 모두「슈바이쩌」를 생각하고 시인 한하운의 애끊는 귀절을 되는곤 하지만, 그룻된 관념 때문에, 나환자들을 불쌍하기는 하나 한데 어울러 살 수 없는 이방인으로 천시하는 관습이 아직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에 나병에대한 지식과 관념은 크게 변모했다. 우선 DDS라는 특효약이 생겨서, 나병은 불치의 병이 아니라 완치할 수 있으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만하면, 얼굴이나 손발에 티끌 만큼의 흔적도 남지 않을 정도로 완쾌할 수 있다. 또 나병환자로 일단 낙인이 찍히면, 무조건 격리수용해서, 건강한동포들 에게서 멀리 떼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도 이제는 낡은오류가 되어버렸다. 치료를 받아서 완치한 환자는 물론, 낫는 과정에 있는 사람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는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상식이 된 것이다.
전국의 등록, 미등록 환자 총수약 10만명에 비하면 소록오에서 20여만평의 전답을 경작하며 살고있는 5천여명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부산,칠곡등지에 있는 수용소에 사는환자들까지 합해도 약9천명이 될뿐이다. 그외에 52개의 안착촌에 사는 환자가 약 1만명, 13군데의 외래진료소에 다니며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약 8천명, 그리고 전국 각지의 보건소에 등록된 숫자가 약 7천명등 해서 보건사회부에서 파악하고있는 숫자가 3만5천 남짓하다.
보사부의 손이 미치지 않고있는 나머지 6,7만의 환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그늘진 삶을 영위하고 있을까. 이들이 눈에띄면, 누구든지 보건소나 진료소로 따뜻하게 인도해서 발달한 의료의 혜택을 받게 해주는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완치환자를 우리의 이웃으로 맞아들이는 문제도 있다. 그러나 당당 소록도를 위시한 나병원에서 격리생활을 하고 있는 동포들에게, 읽어서 용기와 희망을 되찾을수있는 책을모아 보낼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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