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은행서 보험 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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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8월부터 저축성.가계성 보험에 들기 위해 보험사를 찾아가거나 모집인을 부르지 않아도 된다. 은행.증권사.종합금융회사.상호저축은행 등이 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방카슈랑스(은행 등의 보험 판매)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방카슈랑스가 확산되면 보험 모집인에게 주는 수당 등 판매 관련 비용이 덜 들게 되므로 보험료가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는 2007년 4월 이후 은행 등에 모든 보험상품의 판매를 허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3단계 방카슈랑스 도입 방안을 확정해 16일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은행 등은 8월부터 1단계로 개인저축성보험(연금.교육.양로) 등 생명보험상품과 개인연금.장기저축성보험.특종보험(단체상해보험 제외) 등 손해보험상품을 팔 수 있다.

이어 2005년 4월부터는 제3분야 보험(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모두 파는 상해.질병.간병보험) 등 보장성 보험과 개인용 자동차보험까지 은행 등에서 팔 수 있고, 2007년 4월부터는 모든 보험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소비자의 선택 범위 넓어져=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모집인을 상대하지 않고 6천2백여개 은행 점포와 1천7백여개 증권사 점포 등에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또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볼 수도 있다. 특정 보험사 상품의 판매 비중을 50% 미만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은행 등은 세개 이상 보험사와 제휴해 상품을 팔아야 한다. 한 곳에서 적어도 세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료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은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저축성 보험은 4% 정도, 보장성은 10% 정도 보험료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의 방문영업은 안돼=은행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거나 전화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식의 영업활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박재식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은 "기존 보험 판매 조직과의 마찰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은행 등은 보험상품을 팔기 위한 보험 판매조직과 점포 내 보험창구를 따로 만들고 모집자격을 갖춘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 보험사들은 일부 상품에 특화한 보험 자회사를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농.수협, 신협, 우체국 등 공제(유사보험)상품을 개발해 파는 곳은 다른 보험사 상품을 팔 수 없다.

대출을 해주며 보험 상품을 끼워 파는 불공정거래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은행 등은 보험 영업을 할 때 보험 상품의 판매만 대리하며 모든 위험은 보험사가 진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꼭 알려야 한다.

허귀식 기자

***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기존 은행 상품 외에 보험상품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은행(bank)+보험(insurance)'의 프랑스식 합성어다. 은행은 예금을 받고 대출하는 영업을 하고, 보험사는 보험상품을 판매하며, 증권사는 주식거래 중개업무만 하는 식의 금융기관간 장벽을 허문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현재 생명보험 상품의 절반 이상이 은행을 통해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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