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농구] 동양, 올시즌 돌풍 예고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프로농구 꼴찌팀 대구 동양이 올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출범 이후 5시즌 동안 통산 최저 승률팀(0.340)이고 지난 시즌 9승36패로 두자리 승수도 채우지 못하는 부끄러운 성적을 내 10위에 머물렀던 동양. 전희철, 김병철 등 다른 팀에 뒤지지 않는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도 맥없이 무너지는 경기가 많아 '동네북'으로 여겨진 팀이었다.

그러나 올시즌 동양이 확 달라졌다.

8일 대구 홈경기에서 동양은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를 과시하며 지난 시즌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챔피언 서울 삼성을 3연패의 늪으로 몰아넣었다.

개막전에서 인천 SK에 진 뒤 2연승의 가파른 상승세. 팀 순위는 공동 2위지만 10개 구단 중 경기당 평균 득점 2위(99점), 실점 5위(87.7점), 평균 리바운드 1위(41.3개), 어시스트 3위(20.7개), 가로채기 1위(9.3개),블록슛 1위(6.7개), 2점슛 성공률 2위(59.9%) 등 기록상으로는 공수에서 가장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이날 마르커스 힉스가 올시즌 최다인 41점을 몰아넣고 라이언 페리먼이 20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활약을 보인 것은 매시즌 용병 농사 실패로 고생했던 동양에게는 희망적인 신호였다.

외국선수 트라이아웃 1순위로 뽑은 힉스는 지난 시즌 최고 용병인 아티머스 맥클래리를 공수에서 시종 압도해 벌써부터 외국선수 MVP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신인 가드 김승현이 기대 이상의 플레이로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온 포인트가드난을 해소했으며, 개인플레이에 치우친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던 전희철과 김병철이 이제는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보이면서 짜임새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또 이날 김승현이 눈썹 부위가 크게 찢어지고도 붕대를 감고 다시 출전하는 투혼을 보인 것은 동양이 더 이상 승부욕과 투지가 없는 '모래알팀'이 아니라는 것을보여준 단적인 예다.

힉스와 페리먼, 김승현의 합류로 그동안 제 기량에 걸맞은 포지션에 전념할 수 없었던 김병철과 전희철에게 숨통을 틔워준 것도 전력 상승의 또 다른 요인. 여기에다 김진 감독이 올해는 이름값 위주의 선수 기용을 탈피해 실력에 따라모든 선수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것도 패배주의에 빠져있던팀 전체에 새로운 자극제가 되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득점력과 제공권, 수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동양에게 올시즌 목표로 잡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그리 험난해보이지 않는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