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배 란 말에 눈앞이 캄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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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묵호=이중식·박영신 기자】속보=침몰 직전 소련선박에 의해 구조된 꽁치 잡이 어선 제 3 경양호(16.4「톤」 선적 주문진·선주 최정술·48) 선원 7명이 11일 밤 10시 30분 묵호항에 무사히 귀항했다. 우리 해군 PF 제61함정에 의해 묵호항에 돌아온 용도학(35·선장) 씨를 비롯한 선원 7명은 남루한 옷차림에 건강은 극히 불량.
생환 어부들은 마중 나온 가족들과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면서도 같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 이하영(37·선원) 씨의 죽음을 슬퍼했다.
이들은 『죽었던 목숨을 되찾았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제 3 경양호는 꽁치 떼를 찾아 지난 4일 새벽 4시 주문진항을 출항, 경북 죽변항으로 갔다 돌아오는 길에 풍랑을 만났던 것.
살아남은 7명이 표류 중 소련 상선에 구조됐을 때의 모습을 선장 용 씨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멍하니 쳐다보기만 했는데 소련배인 것을 알았을 때는 다시 한 번 눈앞이 캄캄했다』고 말했다.
현재 어부들은 묵호 해양경찰대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12일 하오쯤 모두 귀가 조처시킬 것으로 보인다.
해군 당국은 선원 8명 중 실종한 이하영 씨는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씨는 경양호의 정식 선원이 아니고 죽변항에서 임시로 승선했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는데 유족으로는 부인과 딸만 4형제가 있다. 경양호에 탔던 선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이하여(37·주문진읍 주문리 1구 8) 사망 ▲선장=용도학(35·명주군 주문진읍 주문리 2구 78) ▲기관장=동금석(44·동 1구 14) ▲선원=장종락(29·명주군 화천면 진리) ▲김태윤 (31·주문진읍 4구 5) ▲강신동(31·동 1구 8) ▲박기도(20·동 1구 18) ▲신성기(29·사천면 사천리 1구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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