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리그 축소 구단-노조 힘겨루기 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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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감격적인 월드시리즈 첫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메이저리그가 1994년 총파업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당시에는 샐러리 캡(연봉 총액 제한제도)이 빌미였지만 이번에는 2개팀을 해체하겠다는 구단주 회의의 결정이 파장을 일으켰다.

돈 페어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 위원장은 8일(한국시간) "팀 숫자를 줄이는 것은 야구계 전체의 복지에 어긋난다. 반드시 선수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팀 해체 결정은 당장 9일부터 시작되는 구단·선수의 단체 협상에서 주요 사항으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자칫하면 양자간 힘겨루기로 내년 시즌 정상적인 개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94년 파업 당시 구단.선수를 모두 비난했던 여론은 이번에는 선수 쪽 손을 들어주고 있다.

페이 빈센트 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구단주 회의가 선수 노조와 협의 없이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고 노조 편을 들었고, LA 타임스도 "메이저리그에서 여덟번이나 시즌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지만 구단들이 또 선수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며 독선적 태도를 꼬집었다.

해체 대상으로 가장 유력시되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연고지 현지 여론도 안좋다. 프로레슬링 선수 출신 제시 벤추라 미네소타 주지사는 "트윈스가 없어지면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7일 시카고에서 구단주 회의를 열고, 내년 시즌 전에 현재 30개팀 가운데 재정난을 겪고 있는 최소 2개팀을 해체키로 결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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