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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병 고치려고 뼈를 깎은 모정|골반뼈 한 토막 잘라 이식수술에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뼈를 깎아 아들의 병을 건진 모정이 어머니날에 표창을 받았다.
경남 김해군 김해읍 서상동 2구 82의 7에 사는 황용술(42) 씨의 부인 이보영(36) 여사. 그의 장남 호림(12·김해 합성국민학교 5년) 군은 약 7년 전 우차에서 떨어져 바른 손뼈가 부러진 여독으로 척추「카리에스」를 앓아왔다.
병세는 점점 도져 1개월 전부터는 왼쪽다리에 신경마비 증세까지 겹쳤다.
호림 군을 계속 돌봐오던 의사도 『수술을 하는 길밖에는 살 길이 없다』고 진단을 내렸다.
호림 군의 척추 아래부터 3·4·5번째의 세 마디 뼈는 이미 썩어 들어가 멀지 않아 꼽추가 되어 버린다는 것.
치료방법이란 단 한 가지, 뼈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그 대신 부모 중의 어느 쪽이나 골반뼈를 잘라 이식하는 길뿐이었다. 담당의사 말에 의하면 부모 아닌 딴 사람의 뼈는 잘 붙지 않는다고.
의가 좋은 황 씨 부부는 서로 『내 뼈를 자르겠다.』고 다투기도 여러 번, 결국 어머니 이 여사의 뼈를 깎아 옮기기로 판가름이 났다.
지난 달 22일 동산병원에서는 원장과 부산에서 초빙한 의사 3명의 집도로 약 3시간에 걸친 어려운 수술이 이루어졌다.
이 수술에서 이 여사는 길이 11「센티」 두께 5「센티」 무게 20「그램」의 오른쪽 골반뼈를 도려내어 아들의 상한 척추뼈에 옮겨붙였다.
수술이 끝난 후 호림 군과 한 병상에 나란히 누운 어머니는 비지땀 속에 저며오는 아픔도 잊고 아들의 상처가 나아지는 것만을 대견스러워했다.
『그렇게 아프다던 허리도 낫고 감각을 잃었던 다리가 이제 깨어났답니다』
옆자리에 깊이 잠든 호림 군의 얼굴을 넘겨다보며 아들의 말을 전해주는 어머니의 얼굴엔 환한 웃음이 피었다. 【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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