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의 「베트콩」막자면 새 정치세력 나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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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수년간 「사이공」의 두 불교도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고 지난 3월 한국에 입국한 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서 강의를 맡고있는 「풀브라이튼트」교환교수 「에드워드·라이트」박사는 월남에 현재 존재하는 정치세력은 「베트콩」뿐인데 이를 꺾을 만한 다른 정치세력의 등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그는 본사기자와의 회견에서 이에 대등할만한 불교세력은 어디까지나 종교적 단체이기 때문에 적어도 현재로서는 「베트콩」에 대항할 만큼 강하지 못하다고 결론지었다. 「라이트」박사의 의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불교도들은 과거 「디엠」정권의 전복에 배후조종을 한 이래 여러 번의 정변에 있어서 주역을 맡아왔으며 지난 4월에는 다시 현 「키」정권을 실각직전까지 밀어 넣었으나 그들은 정부의 붕괴를 위해 쏟았던 힘을 정부의 형성을 위한 방향으로는 기울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있다.
일부에서는 불교지도자들의 찾은 「데모」선동이 정권장악의 야욕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고있지만 그것은 잘못 생각한 것이다. 불교단체는 근본적으로 종교적인 단체이다.
따라서 「베트콩」을 대치할만한 세력은 못되는 것이다.
그러나 희미하나마 한가지 밝은 가능성은 엿보인다. 지난번 「데모」에 참가한 군중들은 모두가 불교도는 아니었다.
그것은 사회의 모든 불만에 찬 구성분자들이 불교도들의 움직임을 결합 점으로 해서 놀라울 정도의 행동통일을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속에서 앞으로 하나의 통일된 정치세력이 성숙하여「베트콩」에 대항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다.
이 가능성은 또한 미군과 한국군의 월남파병을 정당화 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일수도 있다. 즉 이 외국군인들은 월남 내에 「베트콩」에 대항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성숙할 때까지 「베트콩」의 침략을 저지한다는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자유와 권위」라는 저서에서 미국정치의 중용을 논한바있는 「라이프」박사는 최근 「데모」에서 비쳐진 극단적인 반전색채에 관하여 이는 주로 「후에」 「다낭」 등 북부지역에서 나온 것이라고 규정지으면서 그곳에서 만난 한 반전파 학생과의 대화를 소개함으로써 반전색채의 정체를 밝혔다.
이 학생은 먼저 자기가 미국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후 미군이 철수하면 월남의 「자연적인 제집단」들이 단합하여 「베트콩」의 「환전한 월남장악」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연적 제집단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라는 질문을 받은 이 학생은 불교집단, 「카톨릭」집단, 「카오다이」집단 및 「와호아」집단을 열거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라이트」박사의 견으로는 이와 같은 주장이 극히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며 몇 년이 걸리더라도 「베트콩」에 대응할만한 정치세력이 월남 내에서 꽃피게 될 때에야 월남문제의 해결점이 발견되리라는 것이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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