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투명성 국제기준에 아직 못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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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의 투명성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국제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세계적인 회계법인이자 컨설팅기관인 앤더슨의 조 베라르디노 회장은 6일 서울여의도 앤더슨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업들이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으로 회계.감사의 질을 높여왔지만 여전히 세계기준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베라르디노 회장은 기업이 내부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대우 분식회계와 같이 장부작성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러 생기는 문제는 기본적으로 경영진의 책임이므로 회계법인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시아기업들은 전체적으로 투명성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는만큼 앤더슨은 회계법인으로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회계개발포럼 등을 통해 전세계 회계감사수준 제고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논리상 투명성이 높으며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소액주주들을 존중하는 기업으로 자금이 몰리게 돼 있으며 한국기업들에게 부족한 것이 이런 부분이라고지적했다.

현재 앤더슨이 실사중인 하이닉스 처리와 관련, 한국앤더슨그룹 양승우 총괄대표는 "살려야하는 기업에게 부채탕감과 출자전환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인 전세계적으로 이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조치는 투명성과 별다른 관련이 없으며 회생 후에 얼마든지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베라르디노 회장은 세계 경제 침체 상황에서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기술투자에 대한 부분이라며 기술투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컨설팅회사의 역할은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도록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국방문은 앤더슨이 엑센추어(옛 앤더슨컨설팅)와 분리된 후 새로운 브랜드로 출발하는 것을 기념해 아시아회원사를 순방하는 길에 이뤄진 것이라며 한국 고객들을 만나 그들의 요구를 듣는 것이 주된 일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앤더슨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있는 회원사들이 `하나의 기업'을 모토로 교육과 컨설팅 노하우 등을 공유해 전체적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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