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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생활공간 '텔레메틱스 시스템' 도입

중앙일보

입력

대우자동차가 지난달 31일 KTF(016) 와 공동개발한 텔레매틱스 시스템 '드림넷'발표회를 갖고 1일부터 이를 장착한 차종을 시판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서비스 되는 이 시스템을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대우센터 빌딩 앞에서부터 테스트했다.

텔레매틱스(Telematics) 라고 해서 차 내부에 두드러진 장치가 붙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무선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드림넷 전용폰과 거치대, 소형 마이크가 있을 뿐이다. 다만 조수석 밑에 컨트롤러가 붙어 드림넷 시스템을 통제한다.

차가 출발한 후 전용폰의 'D'라는 버튼을 눌렀다. 드림넷 센터의 여성 매니저가 낭랑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고객님, 서울역 대우센터 빌딩 앞에 계시는군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응대한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차가 있는 곳의 위도와 경도값이 계산돼 센터로 보내지기 때문에 매니저는 운전자의 위치를 지도상에서 보게 된다.

"강남으로 가장 빨리 건널수 있는 다리를 알려주세요"라고 물었다.

매니저는 "고객님은 현재 서울역에서 퇴계로 방면으로 가시고 있습니다. 한남대교는 시속 27㎞로 건널 수 있고, 반포대교는 시속 59㎞로 건널 수 있습니다. 반포대교까지 정체지역은 없습니다"

운전중 다시 버튼을 눌러 코스닥 주가를 알려달라고 했다.

"코스닥 주가는 어제보다 0.67포인트 오른 62.38포인트입니다."

다시 오늘의 경제 헤드라인 뉴스를 알고 싶다고 했더니 음성 메시지로 보낼지, 문자 메시지로 보낼지를 물었다.

잠시후 드림넷 폰에는 문자메시지로 하이닉스 관련 소식, 대졸자 취업난, 국민-주택은행 합병소식 등이 들어왔다.

반포대교를 건너 고속버스 터미널 옆 센트럴 시티 내 JW매리어트 호텔에서 용무를 본 후 다시 대우센터빌딩으로 돌아오려고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차를 지하 몇 층에 주차했는지를 깜빡 잊었다. 드림넷 센터에 전화를 걸어 차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잠시 후 한 층 위에서 경적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얼른 올라가 보니 내가 타던 차에 비상등이 깜빡이는 것이 보여 한숨을 돌렸다.

주차된 차에 미등이 켜 있을 경우에도 센터에서 감지, 운전자에게 연락한다. 시험삼아 차 열쇠를 차 속에 둔 채 문을 잠그고 개인 휴대폰으로 센터에 통보했더니 원격 잠금.해체 서비스로 해결해 주었다.

드림넷 서비스는 또 차가 도난을 당했을 때 차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경찰이 쉽게 찾을 수 있게 한다. 도난차에는 5분마다 경적이 울리게 할 수도 있다.

차에 일정 강도 이상의 충돌사고가 났을 때는 자동으로 신호를 보내 센터에서 즉각 이를 감지, 운전자의 상태가 괜찮은지 묻고 119를 보낼지 결정한다.

시승차가 반포대교를 건너 강북으로 넘어왔을 때 대우센터 빌딩 인근에서 저녁 식사할 장소를 찾기 위해 다시 드림넷 버튼을 눌렀다.

드림넷 매니저는 몇개 한식당을 알려준 뒤 운전중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식당 전화번호를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다. 이같은 서비스들은 1년 3백65일, 1일 24시간 제공된다고 대우차 측은 밝혔다.

대우차가 드림넷 서비스에서 강조하는 것은 기계에 의해서가 아니라 1년 이상 전문교육과정을 마친 매니저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대우자판 e-비즈니스팀 최지홍 부장은 "모든 서비스가 음성으로 전달되므로 운전중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움직이는 생활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인터넷이나 전자우편 열람 등을 하기 위해선 음성인식기술과 데이타 전송 기술이 더 발달해야 한다"며 "2년후쯤 이같은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드림넷은 11월부터 생산되는,마티즈를 제외한 모든 대우차에 옵션(선택사양) 으로 장착되는데 단말기 값이 1백8만~1백12만원이다. 서비스 이용 기본료가 월 1만9천8백원(부가세 포함) 이며 통화에 대한 이통통신요금(기본통화료 월 1만5천7백원) 이 부과된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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