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월드시리즈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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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 최초로 월드시리즈에 출전한 '핵잠수함' 김병현은 우승이 확정된 뒤 4,5차전 패배의 악몽을 씻고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우승 티셔츠를 입은 김선수는 커트 실링 등 팀 동료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김선수는 감격에 겨운 듯 잠시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으나 곧 관중석에 손을 흔들며 기쁨을 표시했다.

○…7차전에서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피닉스의 뱅크원 볼파크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9회말 곤살레스가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자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관중석을 지켰던 4만8천5백여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한참 동안 기립박수를 치며 우승을 축하했다.또 축하 폭죽이 뱅크원 볼파크 하늘을 수놓았다.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은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서로 부둥켜 안으며 기쁨을 나눴고 7차전 승리의 주역인 최고의 '원투 펀치'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도 뜨겁게 포옹한 뒤 서로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특히 감독 데뷔 첫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밥 브렌리 감독은 야구해설가로 이름을 날렸던 옛 명성을 입증하듯 능란한 말솜씨로 생방송 인터뷰를 소화해냈다.

○…월드시리즈 우승 직전에 좌절한 양키스의 조 토레 감독과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월드시리즈 3연패의 신화를 일궈낸 토레 감독은 우승의 환희에 젖은 다이아몬드백스 선수들을 넋놓고 지켜봤지만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원없이 싸웠고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을 축하한다"며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다이아몬드백스 선수 가운데는 유격수 크레이그 카운셀만이 유일하게 두번째 챔피언 반지를 꼈다. 카운셀은 97년 플로리다 말린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다.공동 MVP에 오른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은 우승과 인연이 멀었다.

실링은 9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할 때 월드시리즈에 출전했지만 양키스에 패했다.몬트리올 엑스포스·시애틀 매리너스·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쳤던 존슨은 소속팀이 한번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해 우승 반지를 구경도 못했다.

한편 김병현은 동양인 두번째로 월드시리즈 반지의 주인공이 됐다.그러나 첫번째 주인공인 일본의 이라부 히데키는 99년 양키스의 우승 당시 월드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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